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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韓 난민제도 진일보를 위한 '골든타임'

  • 입력 : 2018.11.01 00:05:01   수정 :2018.11.01 16: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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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난민 문제가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렇게 뜨거운 이슈였던 적이 있었을까? 대한민국이 1992년 12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및 의정서`에 가입한 이래, 난민 문제가 국민의 주목을 받는 화두로 급부상한 것은 금년이 처음이다. 19대 국회가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던 당시에도 난민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사회적 논쟁이 제기되지는 않았다. 난민이 우리 일상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7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 심사에 대한 2차 결과를 인도적 체류허가 339명, 단순 불인정 34명, 보류 85명으로 발표하자 제주 예멘 난민 문제를 둘러싼 국민적 찬반 논쟁은 더 격렬하게 불붙었다.
난민 반대 입장 측에서는 가짜 난민인 것이 드러났으니, 인도적 체류도 철회하라 한다. 난민 수용 입장 측에서는 현 난민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심사를 하라고 요청한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2018년 무더위를 지내며 당국은 지난 3~4개월간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와 인력을 투입해 예멘 난민신청자를 심사했지만, 결과는 난민 찬성과 반대 어느 한쪽에서도 적극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제 격론을 조금 뒤로하고 우리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민 문제의 본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차분히 되돌아봐야 할 때다.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사회갈등이 고조되는 `복합적 위기` 국면에서 우리가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좀 더 집중해서 들여다봐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난민제도다. 제도는 진공 상태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하며 합리적으로 개선될 유기체다. 지난 몇 년간 난민 연구자, 난민지원 활동가, 그리고 난민 업무 주무부처인 법무부는 여러 기회와 방식을 통해 난민제도 개선의 현안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시급한 정치 현안에 밀려 2012년 난민법 제정 이후 제대로 된 제도 개선이 없었다.

이번 제주 예멘 난민 문제를 계기로 그동안 쌓여왔던 난민제도 개선의 쟁점들이 한꺼번에 폭발했고, 이제 난민제도의 환부가 거의 모두 드러난 셈이다. 20대 국회에서 난민법 관련 법안 12건 중 8건이 제주 예멘 난민 문제 발생 이후 발의됐다. 8건 모두 난민인권보호보다는 국가안보와 사회안보 관점에서 제도의 엄격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난민협약 탈퇴, 난민법 폐지가 거론되는 현 상황은 난민제도의 환부를 치료하는 일이 지금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를 방증한다.

`골든타임`은 위기의 순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긴급한 치료나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2018년은 정부, 국회, 학계, 시민사회, 그리고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난민제도를 합리적으로 고쳐 나가야 하는 `골든타임`에 비유할 수 있다. 다만 난민제도의 환부는 단순히 한 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주의해야 한다.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의 2차 심사 결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최근의 논쟁, 즉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관한 심사와 수용의 절차적 문제 그 이상이다.


한국 난민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쟁점은 난민심사의 신속성·공정성·전문성 등 절차적 비효율성과 심사 인력 등 인프라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난민에 대한 낮은 국민 수용성, 난민 사회통합 정책의 공백, 이민정책과의 연계 취약성 등 매우 다각적 차원에서 제기된 현안들을 포함한다. 제주 예멘 난민 문제는 현 난민제도를 개선할 `위기 속 기회`로 찾아왔다. 이 기회에 난민제도 개선의 원칙은 명확히 세워야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보호 필요성이 시급한 난민을 적절히 보호하는 것과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 단호히 대처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찾는 일이다.

[조영희 IOM이민정책硏 교육협력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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