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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필동정담] 우주 장례식

  • 입력 : 2018.12.07 00:05:01   수정 :2018.12.07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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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차세대 소형 위성을 실은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4일 하늘로 솟았다. 이 로켓에는 전 세계에서 보내온 60여 개 위성이 실렸는데 그중 하나인 우주장례용 위성이 화제를 모았다.

이 장례용 위성은 모두 150명의 유해나 신체 일부를 지구 궤도로 옮겼다. 죽은 뒤에라도 우주에 가보고 싶었던 사람들의 꿈이나 하늘에서 별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고픈 이들의 소망이 담긴 위성이다.
이 위성 위치는 실시간으로 유족들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하늘을 쳐다보며 고인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은하철도 999`로 유명한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는 생존 중임에도 독특하게 자기 손톱 일부를 이 장례용 위성에 담았다. 우주로 날아가려는 욕망이 그렇게도 강렬했던 모양이다. 우주장례식은 1997년 처음 등장했다. 민간 우주항공회사 `오비털 사이언스`가 처음으로 `페가수스 로켓`을 쏘아 올리면서 23명 유해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영화 `스타 트렉` 제작자인 진 로든버리 유해도 이때 캡슐에 담겨 하늘로 올라갔는데 2002년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하면서 불꽃과 함께 사라졌다.

상업용 로켓이 발달하면서 우주장례서비스 회사도 이미 여러 곳이 경쟁 중이다. 우주장례 비용은 유해를 보내는 위치, 유골함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팰컨9 로켓에 실려 지구 궤도로 올라간 장례용 위성에선 각 유해가 가로·세로 1㎝ 크기 사각형 캡슐에 밀봉됐다. 지구 궤도를 4년 정도 돌다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타 사라지는 방식인데, 1명당 장례비용은 2500달러 정도다. 달이나 더 먼 우주로 실어 보내려면 장례비용이 1만달러를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애프터서비스도 제공된다. 2001년 50명 유해를 싣고 발사된 로켓이 지구를 한 바퀴도 돌지 못한 채 추락한 사고가 있었는데, 해당 장례서비스 회사는 2007년 이들 유해 일부를 다시 받아 무료로 지구 궤도에 올려보냈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국형발사체(KSLV-2)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2021년에는 독자 기술로 우주에 로켓을 올려보낼 것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우리 주변에도 우주장례서비스가 한층 가까이 다가와 있을 듯하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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