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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통신] 에필로그, 필동통신 후기

  • 입력 : 2018.12.04 00:06:01   수정 :2018.12.12 17: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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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동안 이어온 필동통신을 이제 접으려 합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았지만 아쉬움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을 성싶습니다. 그동안 귀한 지면을 제공해준 매일경제신문과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2015년 6월 손현덕 당시 편집국장의 꾐(?)에 빠져 주저하며 시작하였지만, 저에게도 칼럼을 쓰는 동안 사회현상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필동통신이 가져다준 보람입니다. 첫 칼럼으로 준비한 글은 `메르켈의 리더십`이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관련한 리더십이 걱정스러워 반면교사로서 독일 총리 메르켈의 리더십을 소개하고자 하였습니다. 언론이 흔히 두 분이 유사하다고 소개하였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관찰이고 실제로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메르켈 총리에게는 "사회가 불필요한 갈등에 휩싸이지 않게 하고, 나아가 반대 세력을 자극, 흥분시키지 아니함으로써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기까지 한다"는 약하면서도 강한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겸손, 배려, 포용, 통합의 따뜻한 리더십이었습니다. 그 무렵 후배 공직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매일경제에 칼럼을 쓰기로 했으며 첫 내용은 박 대통령 리더십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메르켈의 리더십을 소개하기로 하였다고 했더니 모두가 보류하거나 게재를 뒤로 미루라고 권고하였습니다. 당시는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한 박 대통령의 적의와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때인지라 박 대통령 측에서 매우 섭섭해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씁쓸한 권고였습니다. 결국 첫 칼럼은 대신 마련한 `통일을 말하기 전에`였고 `메르켈의 리더십`은 두 달 후에 게재하였습니다. 대통령 리더십의 실패는 개인의 실패는 물론 결국 정권의 실패, 국가의 실패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칼럼은 통일, 정치, 외교, 노동, 교육, 사법, 지방분권 등 국가적 과제는 물론 장기기증 운동과 소록도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에 대한 노벨 평화상 추천 운동 등 사회적 이슈도 다루었습니다. 또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사상을 소개하기도 하고 몇 편의 시나 소설 감상도 실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에 관한 세 편의 칼럼은 일본어로 번역하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많은 일본인에게도 배포하였습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일본인들의 올바른 이해가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칼럼에서 국가나 사회의 발전 방향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레 독일 사정을 많이 인용하였습니다. 우리가 참고해야 할 중요한 나라가 독일이라는 평소의 생각 때문입니다. 특히 독일 총리들의 리더십이 오늘날 독일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임을 생각하며 부러움과 감동 속에서 총리들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제 칼럼에 독일에 관한 내용이 많이 언급된다는 것을 알게 된 독일 친구 크리스토프 홀렌더스 박사가 칼럼 몇 개를 독일어로 번역하여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고위 공직을 지낸 외국인의 독일에 대한 평가와 언급이 자기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라고 흥미로워 하면서, 독일이 언급된 칼럼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책을 발간하자는 제의를 하였습니다. 여기에다 제가 2013년 6개월 동안 베를린에 체재할 때 페이스북에 쓴 베를린 소식과 당시 독일 대학 등지에서 강연한 원고를 보태기로 하였습니다. 지금 한스 자이트 전 주한 독일대사 등 독일 친구들이 나서서 출판사를 물색하고 번역본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책 제목은 우선 `나는 지금 독일이라는 이름의 도서관으로 간다(Ich gehe jetzt in die Bibliothek namens Deutschland)`로 정했습니다. 제가 2013년 독일로 떠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제목을 책 제목으로 하자는 전 독일고등학술진흥원 서울 대표 크리스토프 폴만 씨의 제안에 따른 것입니다.
이 책이 한독 친선교류협력에 작은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필동통신이 가져다준 또 다른 보람입니다.

독자 여러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가는 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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