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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부시 前 미국 대통령에 대한 클린턴의 弔辭를 보며

  • 입력 : 2018.12.04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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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타계한 전후 미국 정치인들이 보여준 모습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일 `의견은 달랐지만 마음을 열었던 부시가 그립다`는 내용을 담은 추모글을 워싱턴포스트에 실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고인이 임종하기 사흘 전 병문안을 갔다. 부시 전 대통령과 정당이 다른 정적으로서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고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는 우정을 느낄 수 있다.
살벌하기 이를 데 없는 국내 정치에서는 좀체 목격하기 힘든 장면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1월 취임 첫날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부시 전 대통령의 손편지를 보고 놀라고 감동했던 일화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빌에게`로 시작되는 이 편지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부당하게 느껴지는 비판으로 힘들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고는 "당신의 성공이 바로 나라의 성공"이라며 "당신을 굳건히 지지하겠다"는 응원으로 편지를 맺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정치 슬로건으로 자신을 공격하고 재선을 막은 정적인 클린턴에게 보내는 편지로 보기 힘들 정도로 정파를 초월한 포용과 애국심을 담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가 어떤 인품의 소유자였는지 이 편지보다 더 잘 설명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에 동의할 수 없었지만, 달라도 괜찮다는 사실만큼은 동의했다"고 추모 기고문에 적었다.

이 아름다운 편지를 계기로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정파를 초월한 우정을 과시해왔으며 그후 미국 대통령들은 민주당에서 공화당,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어김없이 서로 격려 편지를 후임자에게 전달하는 훈훈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찾을 때에도 정치적 배경이나 이념에 따라 `내 편 네 편`을 가르며 참배할지 말지를 따지는 한국 정치인들과는 너무나 다른 품격이다.

이제 우리 정치권에서도 `나는 옳고 상대방은 틀리다`는 독선적인 정치인보다 `서로 생각은 다르지만 국가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다`며 상대방을 인정하는 포용력 있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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