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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식품의 과학] 식품, 친환경만으로도 대접받아야

  • 입력 : 2018.12.01 0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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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신문에 `친환경 농산물이 대사증후군도 개선시킨다`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그동안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예찬은 많았지만 글을 쓴 사람이 유명 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라는 점이 특별했다. 하지만 글의 내용은 동의하기 힘든 내용이 많았다. `친환경 농산물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더 많다` `대사증후군을 예방 또는 개선해 심·뇌혈관 질환과 암 등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쁜 산화 반응을 억제하여 노화를 방지한다` `더 안전하다`와 같은 주장이다.
친환경 농산물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다면 정말 강력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텐데, 지금까지 성분분석을 통해 수치로 증명된 적이 없다. 그리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특별히 많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식물은 유기물을 흡수할 필요도 없고 소화 흡수할 수 있는 기관도 없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포도당을 합성한 후에 필요한 모든 유기물과 비타민을 스스로 합성하여 사용한다.

식물이 생존에 필요한 핵심성분은 이산화탄소, 물, 질소원이고 소량의 칼륨, 칼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필요하다. 퇴비는 수분 60∼80%, 질소 0.2∼0.5%, 인산 0.2∼0.5%, 칼륨 0.4∼1.5% 정도라 생각보다 영양분이 적다. 흙 속에서 서서히 분해되므로 작물에는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공급되고, 환경에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제는 퇴비를 통해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인분과 분뇨도 사용해서 기생충의 감염이 많았다. 지금은 기생충의 위험은 거의 없어졌지만 세균 감염사고는 꾸준히 일어난다. 2011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유기농 새싹을 먹고 식중독 환자가 3000명 넘게 발생하여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런 사고는 계속 이어졌고 불과 며칠 전에도 미국 보건당국은 "로메인 상추를 절대 먹지 말라"는 경고문을 발송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관행농의 농약을 걱정하지만 요즘 농약은 저독성으로 개선되었고 분해도 빨라졌다. 도매시장이나 대형유통업체는 입고된 농산물에 대해 출하 전에 철저하게 잔류 농약 검사를 한다. 잔류 허용량이 안전한 양의 100분의 1 이하라 잔류 농약의 위험은 낮다. 오히려 세균으로 인한 식중독 문제가 해결하기 힘들다. 유기농은 특히 잘 세척해서 먹어야 한다.


친환경 농법은 많은 노고를 필요로 하고 환경과 지속 가능한 농업에 도움이 된다. 그것만으로도 대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현대의학은 근거를 중심으로 치료했기에 신뢰를 받고 있다. 의사가 식품을 말할 때도 근거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최낙언 식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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