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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데스크] 지방재정 감시와 견제 더 강화를

  • 김경도 
  • 입력 : 2018.11.23 00:07:01   수정 :2018.11.23 17: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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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방선거가 부활된 이래 그 역사만큼이나 지방자치가 성숙했을 것이라는 기대는 나라 곳곳에서 어긋난다.

핵심은 예산이다. 서울과 경기 등 전국 17개 지자체의 내년 예산안은 모두 163조원에 달하지만, `묻지마` 식의 예산 남용 사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산 해운대구는 올해 초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됐던 8억원짜리 예술작품을 고철과 폐기물로 철거했다.
세계적인 예술가가 만들었다는 작품인데, 공모를 통해 설치한 지 7년 만에 없앴다. 태풍의 영향으로 파손됐기 때문이라는데, 아까운 국민 혈세 8억원을 헛되이 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수년 전 감사원이 호화 청사 건축 문제로 감사를 벌였던 지자체 24곳 가운데 18곳은 재정자립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제 살림 생각하지도 않고 집만 번지르르하게 지으면 된다는 얘기였다. 당장 필요하지도 않고 지자체 규모에도 걸맞지 않은 문화예술회관은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졌거나 건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사업타당성이 검토되고, 지역 국회의원을 부추기고, 당장 안 되더라도 몇 년씩 우기면 된다는 식으로 중앙정부를 몰아붙여 예산을 따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서로가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과 전기차,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되겠다고 선언한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에서 보면 나라 곳곳에 과도한 중복 투자와 중첩된 목표 제시가 혼재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시장·군수들이 자신의 치적을 알리기 위해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원하고, 또 다른 선거에서 이긴 시장·군수들은 전임자들의 흔적을 지우면서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려 하는 의도다.

또 다른 한편으로 무상복지 확대의 `바람`은 대다수 지자체들의 관심 사례다.

현금으로 출산축하금을 챙겨주는 도시가 많다. 어떤 지자체는 아이를 낳을 때 현금 1000만원을 주는 사례까지 있다. 하지만 출산축하금을 받자마자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버리는 주민들을 물리적으로 막을 방법이 뚜렷이 보이지 않다. 한반도 어느 곳에 살든지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들을 누구든 격려해주는 걸 탓하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포퓰리즘 정책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수당도 그러하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교육기본수당을 지원하기로 했다는데, 수당 지출 내역을 제대로 점검하는 장치가 마련된 상태에서 이런 조치가 시행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른 시도들도 비슷한 제도를 만들고 있는데 수당의 적정성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지원 예산도 같은 맥락이다. 직접적인 보조금보다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지자체의 지원이 집중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선진국은 이미 무상복지 대신 `워크페어(workfare)` 형태로 효율성을 키운 지원책이 더 중시되고 있다. 복지제도를 남용해 개인이 노동 의욕을 상실하거나 무상복지에 의존하는 경향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포퓰리즘성 무상복지는 국민의 정부 의존도를 심화시켜 근본적인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투입되지 못하고 써야 할 곳에 못 쓰는 예산 남용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예산은 범용성과 합목적성에 맞아야 한다. 각 항목이 상호 명확한 한계를 지녀야 한다는 예산한정성의 원칙이다. 기간의 한정뿐만 아니라 질적 한정과 양적 한정에 다소간 예외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꼭 쓰여야 할 곳에 최대한의 적절성을 갖고 사용돼야 한다. 마치 피가 모세혈관 곳곳에 스며들도록 해야 신체가 건강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은 국가보다도 자치단체에 우선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카운티와 시티, 타운십 등 커뮤니티 세입의 관리인이랄 수 있는 재무관과 회계감사관을 선거선출직으로 정해놓고 있다. 위원회 조직까지 더해 이중 삼중의 통제 장치를 갖췄다. 지방재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

[김경도 전국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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