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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골목식당과 자영업의 미래

  • 입력 : 2018.11.21 13: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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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뛰놀던 골목길에 얽힌 추억 한 토막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익숙한 골목길을 들어서면 술래잡기 하던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도 들릴 듯하다. 시장에 있는 골목에서는 맛있는 생선구이 냄새가 솔솔 풍겨올 것만 같다. 거대한 빌딩숲과 대로변에서 벗어난 낡고 비좁은 골목에는 여전히 애잔한 인생의 추억과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
골목길은 지금도 바삐 살지만 힘든 서민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런 골목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런 푸근한 추억과 정마저 퇴색될까 걱정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란 프로그램이 장안의 화제다. 죽은 상권을 찾아다니며 그 곳에 있는 식당을 리모델링해 소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다. 방송사의 소개로는 일명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다. 방영될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죽어가는 골목에 있는 장사가 안되는 식당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식당 주인의 고집과 장사하는 태도 등을 보며 때론 분노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당들은 방송에서 컨설팅한 대로 메뉴를 변경하고 장사방법을 바꿔 부활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백종원 씨는 얼마 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우리나라는 인구당 매장수가 너무 많다"며 `골목식당`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준비가 없으면 하지 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이 된다.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경제활동인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중 사업 준비기간이 3개월 미만인 사람은 49.8%로 가장 많았고 3~6개월 미만인 경우는 24.6%였다. 1년 이상 준비해 사업에 나서는 경우는 10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가 치킨 프랜차이즈에 뛰어들면서 `어결치`라는 말도 한 때 등장했다. `어차피 결론은 치킨집`의 약어로 지금 시대 창업시장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신조어였다. 요즘은 치킨집 대신 커피전문점이 대세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전국의 커피·차 전문점 수는 6만 8,345개로 나타났다. 치킨전문점(3만 4,303개)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숫자다. 길을 걷다 보면 정말 한 집 걸러 한 집이 커피전문점인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위의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은 평균 운영기간도 전체 7개 산업군 중 7년 10개월로 가장 짧았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낮은 생존율도 문제다.
통계청의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사업체의 1년 생존율이 62.7%, 5년 생존율이 27.5%인 반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는 각각 59.5%와 17.9%에 머물러 평균치를 밑돌았다. 자영업의 포화상태와 과당경쟁, 폐업의 증가는 고용부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오는 12월 경영안정자금 융자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해 자영업의 생애주기별 정책지원을 위한 `자영업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이 대책이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거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자영업자들이 부활에 성공해 정과 추억이 넘치는 골목을 다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성욱 통계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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