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사설

[사설]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가 빅딜 대상인가

  • 입력 : 2018.11.09 00:03:0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의 빅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의 빅딜을 제안한 점에 대해 주목한다"고 했는데 대한상의가 이를 부인하며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집권 여당 대표가 이런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빅딜 얘기는 지난 5일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나온 박 회장 발언이 발단이 됐다.
그는 "누구나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생명과 안전 등의 필수 규제를 제외한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배 방법은 민간 비용 부담을 높이기보다 직접적인 분배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사회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과 공론화를 거쳐 큰 그림을 갖고 분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이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 빅딜 제안으로 와전된 것이다. 대한상의가 부인하며 이번엔 없던 일이 됐지만 여당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하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규제 완화를 빌미로 재계에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기업들은 이미 법인세와 각종 준조세를 부담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으로 늘어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를 풀어줄 테니 분배에 필요한 돈을 추가로 내놓으라고 하는 건 생뚱맞을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힘든 요구다. 규제 완화는 혁신성장을 위해 분배 정책과 상관없이 추진해야 할 과제다.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도사리고 있는 규제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놓치고 있다. 빅데이터와 원격의료 등 신산업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이 기득권 반발과 낡은 규제 탓에 활용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래서는 기업 투자를 유인할 수도 없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기도 어렵다.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여당이 분배 문제에 소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배 확대와 규제 완화를 빅딜 대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규제 개혁으로 기업 투자와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분배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순리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