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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세형 칼럼] 일자리, 마크롱式으로 해보라

  • 김세형 
  • 입력 : 2018.01.30 17:27:41   수정 :2018.01.30 20: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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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율이 59.8%로 하락한 다음날 즉각 일자리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20대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자 큰일 났다 싶었는지 일자리 문제를 본격 챙기기로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민간이 일자리를 해결한다는 믿음에서 벗어나 특단의 대책을 각 부처에 세우라고 독촉했다. 민간이 아니면 무엇을 말하는 걸까.

지난주는 다보스의 주간이었다.
4차 산업혁명, 가상화폐, 달러화 환율, 등 이런 중요한 문제들이 트럼프(미국) 모디(인도) 마크롱(프랑스) 메르켈(독일) 메이(영국) 트뤼도(캐나다) 등의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뤄졌다. 이들 가운데 경제 문제를 가장 잘 풀어내는 대통령은 트럼프와 마크롱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무엇으로 풀어내는가? 그것은 경제정책이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Make America Great Again)는 다른 나라에는 밉상이지만 대통령직(職)은 성적표로 말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다보스 연설 후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트윗을 날렸다. 미국은 주가, 경제성장률, 고용률 3박자가 최고조다.

그보다는 프랑스의 마크롱이 지난 22일 베르사유 궁전에서 보여준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라는 행사는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일본의 도요타를 비롯해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의 경영자, 그리고 독일의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SAP의 경영진 등 410명이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4조6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마크롱은 행사장에 도요타의 공장 사진이 새겨진 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이 사진은 세계 언론에 게재됐다.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영상 사진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생일 축하 기념으로 걸렸는데 지지율은 급강하했다.

청년 일자리를 외국 기업들이 몰려와 많이 해결해주는 나라가 미국과 프랑스다. 트럼프는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알리바바 등의 팔목을 비틀어 투자를 끌어들였으나 프랑스는 머리를 썼다. 브렉시트로 영국을 빠져나가는 기업들을 유럽 터전으로 이끈 정책을 썼다. 그게 뭔가. 바로 노동개혁이다. 그의 지지율은 당선 후 30%대로 곤두박질했다가 경제가 활기를 띠니 최근 59%로 성큼 올라섰다.

독일과 영국의 여성 총리들 리더십이 주춤한 가운데 마크롱은 41세의 젊음과 과감한 개혁으로 1815년에 죽은 나폴레옹이 경제완장을 차고 환생한 것 같다. 올 1월 중국 방문 시 중국은 그에게 원전 등 50개 사업을 안기는 대접을 했다. 마크롱은 베르사유 행사 후에 셰릴 샌드버그(페이스북), 순다르 피차이(구글)를 독대했다. 한국의 대통령들도 과거 빌 게이츠, 제이미 다이먼 같은 초일류 회장들을 청와대에 불러 세계의 흐름을 귀동냥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빅샷들이 한국에 오지도 않고 접견 소식도 없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면 청년들에게 그야말로 좋은 일자리를 넘어 고급 일자리를 안겨줄 터인데.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외국인직접투자(FDI)로 파악된다. 한국은 FDI 100억달러를 채우기 바쁜데 홍콩이 1013억달러, 싱가포르도 616억달러다. 한국이 싱가포르의 6분의 1이라니 기가 막히다. 최근 최저임금 문제로 EU 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의 경제단체장에게 "이러면 한국에서 기업 못합니다"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GM도 한국 철수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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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보스포럼에 미국은 장관 10명을 보냈고 라가르드 IMF 총재도 보였다. 당연히 한국의 경제부총리, 4차 산업 관련 장관들도 몇 명쯤 참가해 세계의 흐름을 보고 와서 대통령에게 정책적 참조를 보고했어야 했다. 경제장관이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국의 원화 강세가 지나치다"고 토로하고 산업부 장관은 프랑스 장관에게 외국 기업을 유치한 비결을 묻고 참조하는 게 옳았다.

국내 경제장관들은 `한국을 선택하세요`라는 글로벌 행사를 개최할 만한 비전을 갖고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경제장관이 한 명도 없다면 경제팀 물갈이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특단`을 말하자 기재부가 대책반을 만들었다는데 공무원, 공기업 일자리 `창조`를 또 들고나올까 겁난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5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청년들도 일자리는 기업 투자가 만든다는 것쯤은 안다. 그 법칙을 어기면 2030의 지지율은 진짜 말을 할 것이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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