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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시급하다

  • 입력 : 2018.10.31 00:05:01   수정 :2018.10.31 18: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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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제의 보완이 시급하다. 그대로 두면 한국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둔화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감소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의 총생산 규모는 생산 요소인 자본과 노동의 투입량 그리고 기술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주 52시간 근로제는 노동의 투입량과 노동에 체화된 기술 수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총생산 규모와 생산물 가격을 변화시킨다.
돌이켜 보면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근로 복지라는 좁은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 아쉽다. 전체 경제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했다. 전체 경제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주 52시간 근로제를 경쟁 국가들의 근로제와 비교하고 불리한 면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설계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근로 시간의 총량을 비교해 주 52시간이 선진국에 비해 많다는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구체적 운용 방식에 부여된 유연성을 비교하는 것을 소홀히 해 결과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가 연착륙하는 데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정책의 주도권이 행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가 정치 일정에 따라 진행되다 보니 과거처럼 전문 관료들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 문제다.

현장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크게 세 줄기로 파악된다.

첫째, 유연한 근로시간제도 운용 방식과 관련해 사용자 측과 근로자 대표의 합의를 요구한 것은 절차상 민주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근로자 개인의 노동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으며,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지난하고 시간을 끌게 되면 생산라인에 문제가 생겨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근로자 개인의 자유 의사에 따른 개별 동의를 구하는 방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둘째, 주 52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하기 위해 도입된 선택근무와 탄력근무의 정산 기간과 단위 기간이 각각 1개월, 3개월로 지나치게 짧아 유연한 운용을 어렵게 한다. 선진국의 경우 최장 1년간 허용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

유연한 운용에 반대하는 쪽은 유연한 운용을 핑계로 노동 착취가 일어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연한 운용을 빙자한 노동 착취 행위를 중대 범죄로 인식하고 최대한 엄정하게 대처함으로써 `노동 착취=기업주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 주는 것이 원천 봉쇄보다 더 효과적이다.

유연한 적용을 폭넓게 허용해야 하는 현실적 이유들이 존재한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 보면, 수요가 계절성을 띠는 경우 시즌에 바짝 일하고 비시즌에는 쉬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근무 형태다. 수요의 예측이 어렵고 불규칙적일 경우, 예를 들어 주문 생산의 경우에는 주문이 들어왔을 때 집중적으로 일해서 납기를 맞춰야 한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전문 기술자를 문외한으로 대체하기 어렵고 숙련 노동자를 비숙련 노동자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 기술자와 숙련 노동자의 근로 형태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유연성을 더 많이 부여해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경우 수요의 계절성과 불규칙성이 큰 업종이 많고, 대부분의 서비스업종이 전문 자격증과 합당한 업무 숙련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업무가 비교적 정형화돼 있는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에 더 큰 유연성을 부여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셋째, 공급 측면의 대체 가능성이 전혀 없고 수요의 계절성과 불규칙성이 큰 전문자격사 서비스업종은 일손 부족으로 인한 산업 혼란을 막기 위해 연장근로 특례업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정치권은 늦기 전에 교조주의적인 탁상공론을 접고 산업현장의 간절한 호소를 경청해 주 52시간 근로제의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그게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길이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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