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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美·中 대결과 한국의 선택

  • 입력 : 2018.10.30 00:06:01   수정 :2018.10.30 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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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두 가지 흐름의 세계사적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글로벌 대국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과 한반도 명운이 걸린 비핵화 협상이다.

무역분쟁으로 출발한 미·중 대결은 외교, 군사, 이데올로기 등 전방위로 확전 중이다.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중국 관련 연설은 양국 간 갈등과 마찰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펜스 부통령이 밝힌 미국의 불만은 다층적이고 다면적이다. "개혁개방 40년 동안 미국은 중국의 손을 이끌어 고도 성장에 이르게 했으나 중국은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해 큰 손해를 입혔다. 중국 내 정치적 민주화도 진전되지 않았다. 중국은 지식재산권 도용과 정부 지원 등으로 첨단산업 등에서 미국을 압도하려 한다. 원조와 차관 등을 미끼로 미국의 우방과 동맹을 유인하고 동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몰아내려 한다. 남중국해, 인도양, 홍해까지 병력을 파견해 군사적 확장을 시도하면서 러시아와 손잡고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그래서 협력 위주의 대중국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구상 중인 새로운 전략은 무엇인가. 외교, 군사, 경제, 이데올로기 등에서 중국의 대외 확장 시도를 저지하는 게 목표라고 미국 싱크탱크들은 전망한다. 문제는 이게 정책으로 집행되면 양국 관계가 단절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무역, 남중국해, 대만 문제 등에 대한 양국 간 마찰도 그런 각도에서 해석하는 분위기다.

미·중이 전면 대결로 가면 세계는 큰 혼란에 빠진다. 경제 규모 세계 1·2위 나라가 상대에 대한 경제적 의존에서 탈피하려 함으로써 미·중은 물론 세계 경제가 흔들리게 된다. 그동안 암묵적으로 지켜 오던 국제적 규칙과 규범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국제 질서도 혼돈에 빠지게 된다. 미국의 우방과 동맹들은 미국 편을 들지 경제적 실익이 큰 중국을 택할지 고통스러운 줄서기를 강요당할 것이다.

중국의 대응도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이 제시한 선택지는 투항 아니면 대결이라는 게 중국 생각이다. 중국이 백기를 든다는 건 현실적으로 상상하기 어렵다. 만에 하나 중국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낀 나머지 강력한 민족주의를 발동해 결사항전한다면 그 결과는 재앙일 것이라는 우려에 많은 이가 공감하고 있다.

어렵기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당장 경제와 비핵화가 문제다. 비핵화 협상이 지금까지 그런대로 순항한 건 미·중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동일 목표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양국 대결이 심화되면 지금까지의 공조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비핵화 협상은 지금 결정적 국면으로 진입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설명처럼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가 적시되는 비핵화 시간표가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비핵화의 한 고비를 넘는 것이다.

주변 상황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곧 열릴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가 확정된다. 이를 전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 등이 숨 가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종전선언, 서울선언 등과 같은 결과물이 도출되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새로운 국제 질서가 태동할 것이다.

미·중은 한반도 2대 주주다. 미국은 북한까지 품에 안아 자국이 완승하는 비핵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국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 중국은 특히 남·북·미 3자 주도의 현 국면이 자칫 자국의 한반도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까 봐 크게 경계하고 있다.


미·중 대결의 장기화는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는 한국을 곤혹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떻게 해야 비핵화 완성까지 두 나라의 협력이 지속될지 지금부터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사안에서 미·중 모두가 수용 가능한 `이해 균형점`을 찾는 게 핵심이다. 참신하고 풍부한 외교적 상상력이 절실한 지금이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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