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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식포럼 참관기] '글로벌 대혼란' 극복할 집단지성의 힘

  • 입력 : 2018.10.12 0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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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세계지식포럼이 10월 10일부터 사흘간 개최됐다. 2000년 10월 1회 때부터 지켜보아 온 사람으로서 지난 18년간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그동안 4000여 명의 전 세계 저명 연사들과 4만3000명의 청중들이 참석해 매해 변화하는 전 세계의 흐름을 조망하고 각 분야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왔다. 그 토론의 내용과 질도 더욱 전문적이고 깊어졌다.
올해는 지난 한 해의 세계질서의 흐름을 반영해 `집단지성: 글로벌 대혼란 극복의 열쇠`라는 주제가 선정돼 250명의 연사가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2017년과 2018년은 국제정치의 역사상 유례가 없이 혼란스러운 대전환기로 기록될 것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이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가시화된 반세계화, 반자유주의의 흐름을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해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자유무역, 다자주의, 민주적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지도자 역할을 견지해 왔다. 그런데 이제 그 역할을 포기하고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보호주의, 쌍무주의, 권위주의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이래 세계화 추진의 기반이 된 신자유주의 경제모델은 약화되고 있지만 대안 모델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미국 우선주의 때문에 이념과 가치를 중심으로 70여 년간 연합해온 동맹 관계들도 약화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상승 대국 중국과 기존 대국 미국 간의 관계는 눈에 두드러지게 협력에서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고, 이 같은 미·중 갈등이 동아시아 및 세계정치 질서에 큰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한반도에서도 금년 들어 안보정세의 큰 변화가 있었다. 작년의 심각한 북핵 위기가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협상 국면으로 바뀐 것이다. 이제 전쟁 걱정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이러한 글로벌 대혼란의 양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하면서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집단지성을 짜내 보자는 것이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목표로 생각된다.

본인은 2017년 2월부터 올 4월까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 장군의 발표 세션에서 대담을 맡았다. 그의 연설은 미국 정부의 정책 서클과 워싱턴DC 내부의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한 주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학자이자 군인인 그의 열정적인 발표를 통해 보수적인 미국의 시각을 접할 수 있었고 그것이 한국 사회 내에서 논의되는 시각과 어떠한 편차를 드러내 주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귀한 기회였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경제제재는 비핵화의 핵심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미·북 간에 상호신뢰를 강화하고 북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해 핵보유 의지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러한 정치 경제 차원에서의 전환기적 혼란이 야기되는 가운데서도 기술 측면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세계의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인간들의 생활 양식 전반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금융, 바이오, 에너지,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사이버, 교육, 창업 등 다양한 분야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분야 중에서도 특히 블록체인에 집중해 10여 개의 패널이 개설된 것이 눈길을 끈다. 디지털 사회로의 성공적인 전환 사례인 에스토니아 대통령의 기조연설도 신선한 자극이 됐다.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청중들이 열심히 질문하는 것을 보면서 세계지식포럼이 한국의 경제 및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해 주는 데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도 많은 발전과 큰 기여를 기대한다.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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