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오피니언

[독자칼럼] 면역항암제 보험 확대를 기다리며

  • 입력 : 2018.10.06 00:04:01   수정 :2018.10.10 18:29:29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2015년 건강한 줄 알았던 나는 하루아침에 말기 암 환자가 됐다. 건강검진에서 발견한 방광암은 이미 온몸에 퍼졌다. 방광암 4기. 다섯 차례에 걸친 수술과 계속되는 항암 치료에도 암세포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생겨났다. 하루하루를 치료의 고통 속에 살면서도 나을 거라는 희망으로 버텨왔는데, 재발됐다고 하니 그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싶다가도 "엄마 없인 나도 죽는다"는 아들의 절규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의사 선생님께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추천해 주셨다. 치료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자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전이된 암세포 크기가 매우 줄어들었고, 더 이상의 재발도 없었다. 이제 팔과 다리에 점차 힘이 생겨 혼자서 활동하는 데도 전혀 무리가 없다. 그리고 식욕도 되살아나 밥도 잘 먹고 있다. 요즘은 주변에서 내가 암환자라고 하면 잘 믿지 않을 정도다. 날마다 몸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스스로도 밝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처음엔 치료를 안 받으려고 했다. 효과가 좋다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서 부담이 컸다. 그나마 올해부터 국가에서 일부 환자들에게 보험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국가보험을 받기 위해서는 PD-L1이라는 검사에서 5%보다 높게 나와야 하는데 나는 공단이 정한 보험 기준보다 낮게 나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들의 의지로 나는 계속 치료를 받고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 치료 효과를 분명히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 보험을 지원받을 수 없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암과 싸우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언제까지 계속 이 비싼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약이 없는 것도 아닌데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그만두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다.
얼마 전에 정부가 면역항암제에 대한 보험 확대를 검토한다는 뉴스를 봤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희망에 부풀지만 여전히 나를 둘러싼 상황은 모두 그대로다. 치료도, 약효도 그리고 치료비 걱정도 그대로다.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마냥 기다리는 것도 내 몸이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 나의 간곡한 목소리가 전해져 나 다음에 있을 다른 말기 방광암 환자들은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최연정 광주시 동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박재현의 경제노트 더보기

박재현의 경제노트 썸네일Gold 투자 할 때인가?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