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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판문점선언 연내 비준

  • 입력 : 2018.10.04 00:04:01   수정 :2018.10.04 09: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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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가 국군의 날인 지난 1일 첫발을 내디뎠다. 합의의 주요 내용인 공동경비구역(JSA) 주변 지뢰 제거 작업이 이날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달 11일 국회에 제출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은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초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던 바른미래당도 최근 우호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척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판문점선언 연내 비준을 서두르기보다 평양선언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반대 /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北진의 아직 파악 안된 상황…남북관계 과속질주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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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에 있어 2018년은 참으로 뜨거운 한 해다. 북한의 평화공세 이후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과속(過速) 질주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각종 남북대화, 이산가족 상봉,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지금은 한국이 북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미국에 설득하는 `남북공조 대 미국`이라는 전례 없는 구도가 정착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부 여당이 판문점선언의 비준을 서두르고 있다.

과속에 관한 한 지난달에 열린 제5차 남북정상회담은 압권이었다. 북이 여전히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제거하고 전략자산 전개와 대규모 훈련을 하지 않아야 자신들의 비핵화를 논할 수 있다는 `조선반도 비핵화` 논리에 머물고 있음에도 한국은 군비통제 논리에도 부합하지 않는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해줬다. 북이 핵을 내려놓지 않고 재래군사력에서도 양적 우위를 누리는 상황에서 한미군의 공중정찰 활동을 제약하는 비행금지구역, 등거리 등면적 원칙을 벗어나 북한에 유리하게 설정된 서해 평화수역 등에 합의해 준 것이다. 북한이 공자(攻者)이고 한국이 방자(防者)인 상황에서 방자의 훈련을 금지하고 눈과 귀를 틀어막는 것이 군비통제 논리에 부합할 리는 만무하다. 휴전선에서 서울까지가 지척이고 북의 감시초소가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많은데도 양측 동수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를 철수하는 것이 군사적 등가성을 가질 리는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판문점선언의 비준을 서두르는 것을 두고 과속이라 하지 않을 수 있는가.

건강한 사회에는 반드시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whistle blowers)이 있다. 미국을 보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태위태한 언행을 쏟아내지만 의회 등이 호루라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행정부의 궤도 이탈을 방지한다. 한국도 그래야 한다. 정부가 `남북상생`이라는 미래지향적 목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아직은 북한의 진의(眞意)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호루라기 부는 사람들이 나서서 신중과 조심을 주문해야 한다. 과연 그렇게 하고 있나? 언론·전문가·시민단체가 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면, 배지를 단 국회의원이라도 해야 한다. 북한이 노래하는 `우리 민족끼리`만 믿고 동맹도 버린 채 평양을 향해 과속 질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달아준 배지 값을 하는 길이다. 북의 선의(善意)가 확인되면 판문점선언의 비준을 넘어 더 이상도 해야 하지만, 호루라기를 불어야 할 사람들까지 덩달아 과속 질주에 동참해서는 안 된다.

■ 찬성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초당적 국회 비준 동의 통해 北도 비핵화 명분 확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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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11년 만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 회담에서 남북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에는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과 민족경제의 균형발전 및 공동번영,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및 완전한 비핵화의 약속이 담겨 있다.

지금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국회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선언의 국회 동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는 남북관계발전법 제21조 3항에서 규정된 △상당한 규모의 국가재정이 요구되고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부담을 지우는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제로 이 선언에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이산가족 상봉, 민족공동행사 등 상당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한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법적 근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그동안 우리의 대북정책은 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바뀌어 왔다. 이렇게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으로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북한의 변화도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정부라도 일관된 대북정책을 펼칠 수 있기 위해서는 남북합의서의 초당적 동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선언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선언의 제3조 4항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북한의 약속이 담겨 있다. 현재 우리 안보의 최대 적은 북한의 핵무기다. 정상 간의 비핵화 약속을 국회에서 초당적으로 비준 동의를 해줘야 북한이 약속을 번복할 수 없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 국회가 판문점선언 남북 합의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어떻게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

지금 한반도는 작년에 있었던 전쟁 위기의 고비를 넘어 항구적인 평화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과 같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수용 의사가 합쳐지는 것은 다시 맞기 어려운 기회다. 9·19 평양 공동선언은 올해 말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남북국회회담과 함께 김 위원장 방한 때 국회 본회의 연설도 추진되고 있다. 부디 그 이전에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가 이뤄져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육성으로 밝힌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우리 국회에서 다시 한번 듣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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