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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자영업은 저수지다

  • 입력 : 2018.09.16 17: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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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살았던 시골 마을에 꽤 큰 농업용 저수지가 있었다. 봄에 날이 가물면 저수지를 열어 모내기를 하게 도왔고, 여름에 비가 자주 오면 미리 수위를 내려 관리했다. 이처럼 저수지는 물의 유입·유출을 관리하고 적정 수량을 유지함으로써 가뭄과 홍수에 대비한다.

자영업도 저수지처럼 적정 수위를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자영업 수위는 위험 수준이다.
쉽게 진입하고 쉽게 퇴출된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여파가 남아 있었던 2002년에 자영업 종사자는 621만명으로 피크를 찍었고 취업자 대비 비중은 27.9%에 달했다. 그 이후 구조조정이 지속되어 지난 7월 말 현재 자영업 종사자는 570만명, 비중은 21.1%로 내려왔다. 우리나라 자영업 비중은 선진국 10%대에 비하면 여전히 과잉이다.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는 저수지의 적정 수위를 더 끌어내리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직접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 보급,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확산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 경기는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가정 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사무실 근처에서 저녁 회식도 계속 감소할 것이다.

자영업 수위가 낮아지려면, 진입 문턱은 좀 더 높아져야 한다. 독립에 대한 자신감을 갖출 때까지 다른 가게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강소기업 쎄미나(글쎄)`에 초빙돼 오신 성공한 CEO들은 대부분 10년 안팎 취업 경험을 갖고 있다. 자기만의 차별된 경쟁력이 없다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


정부도 할 일이 많다. 정보화와 모바일 서비스를 갖춘 스마트 스토어로 전환, 휴대폰을 활용한 간편 결제 보급, 혁신형 소상공인으로 도약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 등이다. 폐업과 재도전의 장애물을 치워주고, 근로자에 비해 까다로운 사회보험 가입을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은 더 튼튼하게 갖춰야 한다. 아울러 자영업 실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국세청과 금융기관 데이터도 익명 가공정보로 개방돼야 자영업 정책 수립도 정확해지고 정책 효과도 커진다.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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