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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한류 이야기] 사막에서 바늘도 찾겠다는 의지

  • 입력 : 2018.09.15 0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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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삼재 같아.` 불운이 닥치거나 먹고살기 힘들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사실 나는 삼재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른다. 다만 피할 수 없는 나쁜 운이 들어온 때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자영업자 폐업률 중 음식업 폐업률이 92%로 최고 불운한 업종이라고 말하는 암울한 뉴스에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집단 삼재일 뿐이라고 치부해버리고 나니 다소 마음이 편해진다.
우리가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므로 운 좋은 해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 앞에 닥친 불안한 현실을 팔자 소관으로, 잘못된 사회와 정책 탓으로 돌리고 나니 직면하기 불편했던 나의 결정과 부족했던 노력을 돌아볼 필요가 없어 마음은 편하나, 그 대가로 타인과 환경에 휘둘리는 종속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뇌물을 걷어차던 영화 `베테랑`의 열혈 형사처럼 어차피 팔자에 재물복이 없는 것은 인정하겠으나 내 인생의 주인조차도 못 되게 산다는 사실이 억울해 곰곰이 나 자신과 속해 있는 사회를 돌아보기로 했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더 고단한 삶을 살게 된 자영업자들의 절규는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의 더 나은 삶의 질을 약속했던 이 정부 정책과는 대립된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년간 비슷한 폐업률을 유지해온 자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 사회구조를 비단 최저임금 상승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물론 정부는 조급한 개혁보다 다층화한 임금 구조를 선택했어야 했고, 또 지금이라도 자신들이 세운 대의의 그늘 안에 가려진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꿈을 꾸지 못한다는 것이다.

큰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직종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 은퇴 후 치킨집만이 해답이 아니라 자신이 꿈꿔온 삶에 책임을 지며 사는 미래 지향적 해답이 우리 사회에서는 찾아지지 않는다. 내일을 꿈꾸지 못하는 불안한 삶 속에는 경쟁과 불신만이 쌓일 뿐이며 이 속에서는 네 탓과 정치 탓만 할 뿐 누구도 자신의 책임을 돌아볼 수 없다. `헬조선`이라고 우리가 붙여준 이 나라의 별칭 속에 아이를 낳아 책임지기도 버거운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러니 닥쳐온 불운한 때는 삼재로 돌리고 어쩌면 다가올지도 모르는 내일의 운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상책일지도 모르겠으나 사막에서 바늘 찾기 같은 운의 승률은 0%에 가깝다.

그런데 말 그대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에 성공한 듯 보이는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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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만 해도 진주잡이가 주된 먹거리인 어촌 마을이었던 두바이는 1964년 발견된 석유를 팔아 부강한 나라가 됐다. 그렇다면 석유가 이들에게 `사막의 바늘`이었을까. 이들은 정반대의 해답을 찾아냈다. 인공도시를 세우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세계 3위의 국제 공항 허브를 만드는 데 그 자원이 총알이 됐을지 모르나 이들은 `석유시대 이후 미래`에서 해답을 찾기로 한 것이다.
석유밖에 자원이 없는 나라가 유한한 자원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이후의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은 철저히 자신을 돌아본 성찰이 우선됐음이다.

2020년 두바이에서 열릴 월드엑스포의 주제는 `마음의 연결, 미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다.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담당 장관이 있고 경찰관 없는 스마트 경찰서가 있으며 하늘을 나는 드론 항공택시를 벌써 시험 운행했다는 두바이가 내놓은 미래에 대한 포부 속에 마음의 연결이라는 화두가 주제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며 미래 사회에서도 사람들의 마음 모으는 것이 우선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운`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닥친 한계와 문제점을 인정하고 세계를 이끌 한국만의 `미래의 바늘`을 찾아내려는 의지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명이 아닐까 한다.

[한윤주 콩두 푸드&컬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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