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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말한다] 나의 사랑, 1973년 8월 22일

  • 입력 : 2018.09.13 0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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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골목의 동회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끝낸 신랑 민대길 씨(46)가 `예쁘다`고 신부 이혜영 씨(24)의 뺨을 만지려 하자 신부가 부끄러운 듯 웃었다.

신랑은 현저동 골목이 고향이며 집이었다. 한국전쟁 때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된 그는 물장수로 물지게를 지고 골목 여관과 식당에 공동 수돗물을 나르는 일을 했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물값을 챙기지 못해 돈을 주면 받고 안 주면 그만인 삶을 살고 있었다. 동네 통장과 이웃 사람들이 거처할 곳이 없는 착한 여자 이혜영 씨를 소개해 동회에서 단출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이 물을 져 날랐던 여관집 주인이 구석 객실 하나를 신방으로 내주었다. 착한 물장수 부부를 위해 동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신사복과 한복, 반지를 하나씩 마련해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했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주는 신랑이 좋아서 세상을 다 얻은 듯 웃고 있는 신부 얼굴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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