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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칼럼] 북핵 교섭 중간성적표와 한반도 전망

  • 입력 : 2018.09.12 00:06:01   수정 :2018.09.12 17: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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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지 3개월이 된다. 교섭의 중간성적표를 점검해 비핵화를 추동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미국은 종래 1·2차 위기 때의 상향식 접근 대신에 정상회담을 통한 하향식 접근을 택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와의 직접 소통채널을 열고 비핵화 약속을 얻었으나,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조기 핵·미사일 폐기는 멀어졌고 교섭 목표도 `최종적이고 충분히 검증된 비핵화(FFVD)`로 낮아졌다.
미국은 최대 압박 정책으로 북한을 교섭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협상력에서 우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준비 부족과 북한에 대한 과소평가로 기회를 놓쳐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함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싱가포르 회담에서 서명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함으로써 문제를 꼬이게 했다. 둘째,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는 수단은 제재밖에 남지 않게 됐다. 연내 추진 중인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군사적 압박도 힘들게 될 것이다. 교섭 중간에 시작돼야 할 평화체제 구축이란 대북 카드도 앞당겨 비핵화와 병행 추진됨으로써 의미가 퇴색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재가 이완되면 비핵화 동력은 크게 약화된다. 중국이 작년보다 제재 이행을 느슨하게 하고 러시아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판문점선언 이행에 필요한 제재 예외의 증가와 우리 기업의 북한산 석탄 수입사건 연루도 부담이 되고 있다.

셋째, 교섭기간 동결이 이뤄지지 않아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핵물질 생산과 미사일 개발이 진행 중이라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넷째, 비핵화 교섭이 부진한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과 종전선언 문제가 선행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비핵화와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북한의 비핵화 유인을 낮추게 된다. 다섯째, 비핵화를 둘러싼 한미 공조에도 틈이 생기고 있다. 비핵화 방법과 남북관계에 관한 의견 차이가 원인으로 보인다. 북한은 조치를 취하는데 미국이 상응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국내 일부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북한이 비핵화와 관계없거나 의미 없는 조치를 취한 대가로,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대내외적 정통성과 한미 연합훈련 중지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여섯째, 미·중 관계가 무역전쟁을 중심으로 본격적 대립·경쟁 양상으로 바뀌었다. 경제 측면을 넘어 패권 측면을 내포해 북핵 교섭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곱째, 시진핑 집권 이후 작년까지 좋지 않았던 북·중 관계가 전통적 우호관계로 회복되면서 북한에 미·중 대립을 활용한 `줄타기 외교`의 공간이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비핵화 길에 먹구름이 낀 상황인 만큼 새롭게 결의를 다질 때다. 우선 교섭의 원점회귀를 막아야 한다. 비핵화교섭 동력을 살리기 위해 미국의 실질적 비핵화조치 요구와 북한의 종전선언 요구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 최근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밝힌 종전선언 초안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 지속 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지, 미국의 대북 핵·재래식 위협 중단 성명 등은 평화협정에서 다룰 내용으로 지금 단계에서는 어렵다. 대신 핵폐기의 전략적 결단을 뒷받침할 구체적 조치를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잘게 쪼개기`와 `초점 흐리기` 전술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 전체 비핵화 교섭과정을 망라한 포괄적·실효적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를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남북관계 발전도 중요하지만 비핵화 진전 없이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남북관계를 비핵화 진전 속도와 연계해 한미 마찰을 막고 국제사회의 비핵화 명분을 유지해야 한다. 넷째, 러시아 스캔들로 인한 압박과 중간선거를 의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을 줄이기 위해 미국 국무부, 국방부, 국회 등 외교안보팀과의 협의를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교섭의 교착에 따라 미국 일부에서 거론되는 핵무장 현실 인정 논의를 차단하는 일도 중요하다. 여섯째, 교섭의 장기화에 대비해 동결과 감시체제 도입이 급선무다.
일곱째, 국제제재 체제의 실효성 유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

존 볼턴 안보보좌관은 북한이 1년 내 비핵화의 뜻을 밝혔다고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비핵화 동력도 약화되고 있다. 이번에도 비핵화 기회를 놓치면 안보위기, 한미관계 손상, 전략환경 악화의 삼중고를 맞게 된다. 북한의 사실상 핵무장국 지위 확보를 저지하고 항구적 한반도 평화를 연다는 결기로 적극적 북핵외교를 펼쳐야 한다.

[신각수 객원논설위원·법무법인 세종 고문·전주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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