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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필동정담] 아파트 6년차 증후군

  • 최경선 
  • 입력 : 2018.09.12 00:05:01   수정 :2018.09.12 17: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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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결혼 후 25년 동안 내 집에서 살아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 아이 학교나 일터에 오가기 편한 집을 찾아 새집·헌집 가리지 않고 옮겨다녔다. 그중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가장 새집에 해당한다. 입주한 지 6년 남짓한 아파트인데 무엇보다 지하 주차장이 편리하다.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엘리베이터가 곧바로 자동차와 연결된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 건축자재·벽지·가구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학·오염물질이 걱정이라고 한다. 이른바 `새집증후군`인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선 그런 걱정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아파트 6년 차 증후군`이란 걸 만났다. 화장실에서 나가려는데 문고리가 고장 났다. 이런저런 시도 끝에 다행히 화장실을 빠져나오긴 했는데 그 후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어쩌다 마주친 운수 사나운 일이 아니었다.

아파트 근처 철물점에 갔다. "어제 하루 동안 그 아파트 단지에서 사간 문고리가 4개나 된다"고 했다. 문고리를 교체해주러 온 관리사무소 직원도 "900가구 정도인 이 아파트 단지에서 어찌나 문고리 고장이 빈발하던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문고리·형광등 같은 소모품이 집중적으로 고장 나는 이런 현상을 `아파트 6년 차 증후군`이라고 알려줬다. "어느 집에서는 문고리 고장으로 몇 시간 동안 화장실에 갇혔던 여학생이 문을 부수고 나오는 과정에서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며 그런 낭패를 당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 줄 알라는 식이었다.

요즘 들어서는 부동산과 관련해 `10년 주기설`이 부쩍 회자된다. 집값이 1998년과 2008년 급락했고 이제 다시 그런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곧 부동산종합대책을 또 내놓을 것이라고 하니, 그 예상이 맞을지 아니면 엇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어찌 됐건 집값을 시운(時運)에 맡겨 놓으면 안된다는 건 분명하다. 아파트 6년 차 증후군도 어떤 부품·자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느 아파트 단지에선 4년 차 증후군이 될 수도 있고 8년 차 증후군이 될 수도 있다. `부동산 10년 주기설`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2018년에 다시 현실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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