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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한반도 비핵화와 중국 변수

  • 입력 : 2018.09.11 00:06:01   수정 :2018.09.11 17: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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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비핵화 이행에 소극적인 건 중국 때문이라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장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비핵화에 협조하지 말도록 북한에 압력을 가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펄쩍 뛰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일관된 목표다.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 핵 문제와 다른 사안을 연계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한다. 지지부진한 비핵화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려 한다고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의 조력자인지 훼방꾼인지, 아니면 방관자인지는 해묵은 논쟁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어떤 경우든 북한 핵은 인정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응징하는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에 동의함으로써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것도 중국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들어 비핵화를 결심하게 된 데는 중국의 역할이 컸다는 점은 미국도 인정하고 있다. 이 모두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는 조력자라는 방증이다.

중국 내에선 오히려 미국과 북한이 비밀 거래를 할까 봐 걱정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전량 폐기해 미국 본토 안전을 확보하는 대신 일부 핵탄두와 중단거리 미사일은 묵인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미국은 북한 핵 위협에서 빠져나가지만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인접국은 북핵 사정권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부분 비핵화는 받아들일 수 없고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점에선 한미 양국과 추구하는 목표가 정확히 일치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중국 배후론`을 주장하는가. 중국이 최근 대북 관광과 무역을 재개하고 북한과 밀거래를 눈감아주는 등 제재를 느슨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북한 카드를 쓰기 위해 북한이 비핵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강한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무역전쟁과 비핵화를 연계시키지 말라는 경고가 `중국 배후론`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생각은 다르다. 그건 표면적 이유일 뿐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중국의 입김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어떡해서든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당겨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은 극대화하는 반면 중국의 영향력은 떨어뜨리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제기한 `중국 배후론`은 결국 `중국 책임론`이고 나아가 `중국 배제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계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3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되고,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이 의심을 받아서도 안 되며, 중국이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도록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도 비슷하다. 중국의 영향력이 훼손돼서는 안 되고, 중국의 전략적 이익은 보장되고 보호받아야 하며, 미국 단독으로 한반도를 좌지우지하는 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이 본격화되면 사드 철수,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태세다. 북한을 내세워 자국의 입장을 관철하려 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물론 북한이 순순히 중국 입장을 대변할지, 반대로 미국이라 해서 한국의 뜻대로 해줄지는 불분명하다. 분명한 건 국익을 건 미·중 싸움은 시작됐고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점이다.

비핵화 협상은 대북 특사 방북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다음주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이달 하순 한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큰 가닥이 잡힐 것이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사실이 있다. 미·중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면서 자국 이익만을 앞세우거나 지정학적 이해에 함몰되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대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힘쓰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이는 남북 모두의 책임이다. 미·중 G2 프레임에 갇히면 비핵화는 오간 데 없고 양국 대결만 남기 때문이다. 그건 모두에게 불행이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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