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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시평] 건설과 민생경제

  • 입력 : 2018.09.10 00:07:01   수정 :2018.09.10 17: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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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충격, 소득주도성장의 효과 논란 등에 가려져 있지만, 건설업 경기 위축이 심각하다. 건설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가 8월 전월 대비 14.6포인트 급락한 67.3으로, 4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혹서기 공사물량 감소로 통상 5~9포인트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5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건설업은 서민경제의 버팀목이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과 많이 연관돼 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힘이 크다. 건물 하나 올리기 위해서 철강, 시멘트 등의 자재부터 기계설비까지 다양한 업종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건설업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160만명이다. 종사자 한 명당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약 640만명이다. 여기에 임대업, 부동산업, 인테리어, 설비업 등 간접산업까지 생각하면 1000만명 이상이 건설업과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건설업 경기 부침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160만명 건설업 근로자 중 절반인 85만명이 임시 및 일용 근로자이다. 더구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경제에서 건설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건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최근 꽤 크다. 최근 3년간 건설 투자가 성장에 미쳤던 기여도는 1.0~1.5%포인트였다. 당시 경제성장률이 2.8~3.1%였으니까, 국내총생산(GDP) 중 차지하는 비중이 15%였던 건설 투자가 한국 경제 성장을 지탱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출 규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 등이 나오면서 주택 거래 심리가 악화됐다. 이미 많이 투자됐던 건설업에서 역기저효과가 나오면서 건설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힘이 빠졌다. 특히 최근 고용이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 작년까지 고용 증가를 이끌던 건설과 부동산 부문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다. 건설업계 수주가 감소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절벽 상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건설업 경기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건설 투자도 작년과 올해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많았다. 이미 투자가 크게 늘어났고, 앞으로 분양 물량이 줄면서 건설 투자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다.

건설업이 망가지면 얼마나 큰 타격이 있을까.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석유화학, 철강, 조선, 건설 등 취약 산업에서 동일한 정도로 수요가 감소하고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건설업의 위축에 따르는 한국 경제 파급 영향이 제일 큰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건설업의 수요가 10% 위축되면 그에 따른 산업 공백으로 약 27만명의 고용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두 번째로 파급 효과가 큰 조선업의 수요가 10% 위축될 때 4만명의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하니 건설업의 고용 파급 효과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정부는 작년부터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축소해 경제를 버티고 있었던 건설 경기의 힘을 빼고 있다. 물론 지역밀착형 생활형 SOC 구축 사업에 예산을 확대 지출하겠다는 계획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런 문화·체육·교육시설 등은 사업비가 적은 소규모 사업들로서 고용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경기 침체를 막고 고용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정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건축, SOC에 대한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건설 투자 감소로 경제 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는 부동산 경기 판단과 대응 정책을 수립할 때 일관성을 갖고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최근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부동산 안정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고도성장기에 집중적으로 투자된 인프라의 노후화가 예상되고 있어 안전, 환경 등과 관련된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도 좋고, 양극화 해소도 좋다. 다만 서민 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고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에 큰 효과가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도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는 SOC나 건설 투자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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