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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편견이라는 것

  • 입력 : 2018.09.10 00:04:01   수정 :2018.09.10 17: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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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하루에 거짓말을 세 번 한다는 얘기도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는 아이가 빨리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실제의 언행을 과대평가하기도 한다. 가령 부모는 옹알이를 하는 아이가 그중에 의미 있는 단어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기뻐하곤 한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해가면서는 오히려 반대의 경우를 점점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
인간사에서는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때가 많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을 결정할 때 편견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넘어, 편견이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되면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인체 유래물 기증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공통법(Common Rules)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인체 유래물(진단 등 원래 목적으로 사용되고 남은 인체 물질)을 제공자 동의 없이 재사용해왔던 것이 문제가 있다고 여겨 이를 기증자의 동의를 받게끔 개정안을 제시했다. 애초 개정안을 제시한 이유는 인체 유래물에 대해 동의 없이 이를 재사용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의 예상과 달리 청문 기간에 이 개정안에 반대하는 코멘트가 압도적이었다. 인체 유래물 사용에 대한 동의 요구는 연구에는 지대한 장애가 되지만 기증자에게 그것을 상쇄할 만한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미국 정부는 현재처럼 보관되고 있는 비식별 데이터나 인체 유래물에 대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어찌보면 미국 정부가 대중의 윤리의식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대중의 성숙도를 관과했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헬스는 자동차·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다. 답보 상태에 있는 바이오헬스 규제 시스템의 개선을 두고, 대중의 사회적 수용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은 진화한다. 특히 디지털 소통 시대에는 지식이 매우 빨리 전파되고 대중의 학습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혹시 우리 정부도 바이오헬스 부문의 규제 개선에 있어서 대중의 수준에 대해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닐까?

[유명희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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