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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식품의 과학] 담배는 냄새마저 위험할까?

  • 입력 : 2018.09.08 00:04:01   수정 :2018.09.08 17: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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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코도 때로는 민감하다. 매운탕을 먹을 때 흙냄새가 나면 제대로 세척이나 해감을 하지 않은 것 같아서 불쾌해진다. 하지만 규산염이 주성분인 흙 자체는 냄새가 없다. 흙냄새는 주로 `지오스민(Geosmin)`이란 냄새 물질 때문인데 인간은 그 냄새에 놀랍도록 민감하다.
불과 5ppt, 즉 1조분의 5만 있어도 느낄 수 있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질 때 시골 마당에서 나는 흙냄새가 바로 지오스민 때문이다.

지오스민은 흙에 사는 방선균류(세균)가 만드는데 우리는 일반적인 냄새 물질보다 100만배나 적은 양도 감지할 수 있다.

지오스민은 유해한 물질이 아니고 그 양도 워낙 적어 흙냄새는 건강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음식에서 흙냄새가 나면 불쾌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전자담배 냄새 때문에 받는 고통을 하소연하는 글을 봤다.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전자담배 냄새를 맡았는데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온다는 것이다. 위험한 발암성 물질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위험한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자담배는 일본에서 기존 담배와 동일하게 실내 흡연을 금지시킬지 고민할 정도로 주변에 배출하는 위험물질이 적기 때문이다. 위층까지 냄새 물질이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위험물질까지 갔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그렇게 담배 냄새를 싫어하게 된 것일까? 예전에는 담배의 매운 연기를 싫어해도 냄새 자체에 대한 불쾌감은 작았다. 사실 담배는 식물 잎이고, 담배 냄새는 낙엽을 태우는 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로 전기나 가스등에 의존해 난방이나 요리를 하지만 예전에는 나무가 주요 땔감이었고, 낙엽을 태우는 냄새는 너무나 친숙한 냄새였다. 개 코가 예민하다고 하지만 인간의 코도 태운 냄새와 로스팅 향은 개 코만큼 예민하다. 정말 적은 양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캠핑을 가면 화로대에 불을 지피고 둘러앉아 넘실거리는 불빛을 바라보며 원인 모를 희열에 잠기기도 하고, 매운 연기를 무릅쓰고 그 불에 요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비슷한 성분의 냄새지만 담배 냄새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저 멀리서 지나가는 사람이 피운 담배 냄새에도 인상이 찡그려지고 불쾌해진다.
심지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마저 남들이 피운 담배 냄새를 싫어한다. 그래서 전자담배의 장점으로 냄새가 없는 점을 꼽기도 한다.

냄새에 대한 선호도는 대부분 학습에 의한 것이다. 아무리 굽거나 태운 향을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게 위험하다는 담배 냄새를 좋아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최낙언 식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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