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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zoom in] '소득주도성장' 정책 자본시장과도 소통해야

  • 입력 : 2018.08.29 17:02:02   수정 :2018.08.29 19: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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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경제의 최대 화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란이다.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야권과 학계에서는 차제에 현 정책의 폐기까지 요구하며 나서는 데 반해, 정부는 오히려 정책 실행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함에 따라 더욱 대립하는 양상이다.

최근의 소득양극화 심화와 일자리 관련 지표 악화는 현 정부의 말대로 아직 정책의 효과가 나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결과일 수 있다. 또한 과거 정부들 때부터 있어 왔던 고령화, 글로벌 산업 재편, 그리고 최근의 미·중 무역 분쟁까지 복합적인 대내외 환경 또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오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고통 없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고 말한다. 길이 막히면 지하철이나 고가도로를 건설해야 해결이 된다. 하지만 이들을 건설하는 동안 길이 막히는 불편은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어쨌건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현 정책의 성패와 공과는 냉정히 평가 받게 될 것이다. 정책의 정당성과 효과를 따지는 것도, 또 설득하려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동시에 우리 경제의 핏줄인 자본시장도 잘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주식 및 채권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이 받쳐 주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양호한 순이익을 시현해 주었다. 수출 또한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내수 부진,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코스피는 연초 2500선에서 2300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이런 이슈들이 쉬이 풀릴 것이라 전망하기 어렵다. 국내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올해 운용 수익률이 주식시장이 활황이던 작년과 달리 저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 리포트들을 내놓은 데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에 육박하는 재고를 안고 있다는 소식도 있어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 시장에 불안감을 던져 주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많이 올랐다. 그리고 더 올릴 것도 확실하다. 아직 우리는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기준금리를 따라 올리기 부담스러워 양국 금리 차이는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 유출 등 특이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김형태 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최근 기고에서 단기적인 투자자보다는 국부펀드 등 장기 투자기관들이 한국 정부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인데, 이들은 단기적인 금리 차이보다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더 중요시한다고 풀이했다. "굿 뉴스"이면서 "배드 뉴스"이다. 즉 한미 금리 차이도 커지는데, 재정마저 나빠질 조짐이 보이면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국장은 10년 후 고령화 영향으로 재정지출이 급격히 늘어나 전방위 증세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는 우리나라의 국세가 사상 최초로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등 재정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어느 정도 재정을 풀어 쓸 여유가 있어 보인다. 다만, 이런 세수의 증대가 지속될 수 있을지, 재정건전성은 어찌 관리될지 시장에 잘 설명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소득주도성장" 이론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공방하는 동안 자본시장은 그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돈이 되면 남아 있고 안 되면 냉랭하게 떠나 버린다.
미국에서 과거 장단기 금리 수준이 거의 같아지는 현상은 경제 위기의 전조였다는 분석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과 미국의 현재 금리 커브가 그렇다. 만에 하나,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실망스러운 국내의 경제 지표들이 현 정부 탓인가 과거 정부들의 실정인가를 따지는 것은 사치가 될 수도 있다. 국내외 자본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하면서, 시장 참가자들, 특히 건전한 장기 국외 투자기관들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가며, 현 정부의 정책을 이해시키고 믿음을 주는 노력 또한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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