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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석탄 반입, 업체 일탈로만 넘길 일인가

  • 입력 : 2018.08.11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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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어제 `북한산 석탄 등 위장반입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국내 수입업체 3곳이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북한산을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들여왔다고 밝혔다. 매매차익을 남길 목적에서 그랬다는 것인데 수입업체의 단순 일탈 행위로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먼저 조사가 이렇게까지 지연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의 3개 수입법인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회에 걸쳐 북한산 석탄·선철 3만5038t을 국내에 반입했다.
관세청이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해 10월로 무려 10개월 전이다. 관세청은 피의자들의 수사 방해, 방대한 압수자료 분석 등으로 조사에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북한산 석탄 수입은 유엔 제재 대상이자 남북교류협력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석탄 수입이 이뤄진 기간은 북한 제6차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이다. 관세청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안보위기 국면에서 북한 압박용 경제제재가 무력화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피의자들은 수사를 방해하고 관세청 혼자 동동거렸다는 얘기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외교안보 당국은 뭘 했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왜 소집되지 않았나. 정부는 이 대목을 소명해야 한다. 이 사건이 최초로 알려진 것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보도를 통해서였다. VOA는 미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북한산 석탄에 대해 납득할 조치를 취하지 않자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흘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게 더 큰 문제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빈틈없이 공조해야 할 한미 당국 간에 커다란 불신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어쨌든 한국은 미국 우방국 중에서 대북 유엔 제재를 위반한 첫 케이스가 됐다.
앞으로 중국이나 러시아에 경제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민망하게 됐다. 테드 포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테러리즘·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은 VOA 인터뷰에서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연루된 한국 기업에도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우에 따라선 석탄을 최종 사용한 한국남동발전, 그 모회사인 한전이 제재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사건을 키웠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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