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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터무니찾기] 文대통령 지지율은 왜 빠졌을까

  • 이상훈 
  • 입력 : 2018.08.10 17:33:30   수정 :2018.08.10 18: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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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지지율은 시간이 흐르면 빠진다. 높은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하지만 한 해 두 해 임기가 지날수록 점차 낮아진다. 우리 전직 대통령들은 취임 후 첫 조사에서 대개 70% 전후를 기록했지만 임기 말에는 10~30%로 뚝 떨어졌다.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을 설명하는 게 `허니문 현상`이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사람들은 일단 기대를 한다. 야당이나 경쟁 정치인도 공격하기보다는 새 대통령을 일단 관심 있게 지켜본다. 공무원들도 취임 초인 만큼 새 대통령의 뜻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인다. 이런 게 합쳐져 높은 지지율을 만든다. # 그럼 시간이 흐르면서 지지율은 왜 빠질까. 대통령은 다양한 일을 한다. 공약도 실천하고 새로운 일도 벌인다.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는 정책, 초민감 이슈도 다뤄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 전체를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통상 다수가 이익을 보지만, 특정한 소수는 손해다. 또 어떤 정책에서는 다수에 속해 이득을 보는 집단이 다른 정책에서는 소수가 돼 손해를 보기도 한다.

이런 일이 쌓이면 손해를 보는 소수그룹이 숱하게 생긴다. 소수그룹들은 대통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혹은 자신들의 뜻과 맞는 정책을 추진해도 이미 손해를 본 탓에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거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결국 대통령이 일을 하면 할수록 소수그룹이 늘어나고, 지지율은 빠진다.

#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밑으로 빠졌다. 한국갤럽의 조사(7~8일 100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5%·상세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58%였다. 취임 이후 가장 낮다.

80% 전후를 기록했던 게 석 달 전이다. 그때보다 20%포인트 넘게 내려갔다. 경제난 속에 자영업자들이 반발한 최저임금 인상, 무책임하게 하도급에 재하도급을 줬다는 비판을 받은 대입제도 개편,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BMW 화재와 전기요금 누진제 등이 이유로 꼽혔다. 진보진영으로부터 은산분리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까지 겹쳤다.

취임 1년3개월이 지나면서 허니문 현상도 시들해진 데다가, 이런저런 정책을 펴면서 불만을 가진 소수그룹이 하나둘 나타났기 때문일 거다. 일을 하면 할수록 지지율이 빠진 것이다.

# 미국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예외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다. 미국의 갤럽에 따르면, 1953년 취임 당시 60%를 넘겨 시작한 지지율이 임기 내 큰 변동 없이 50% 이상을 유지하더니 두 번째 임기 막판에는 59%였다.

무엇보다 소수그룹의 불만을 사지 않았다. 국제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임했지만 첨예한 이해관계가 달린 국내 문제에 대해선 사실상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고, 국정을 잔잔하게 유지했다. 오죽하면 재임 기간 동안 골프밖에 한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또 다른 예외적 지지율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때다. 온갖 추문 속에 탄핵 직전까지 갔는데도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올랐다. 1990년대 미국 경제는 호황이었다. 민생이 넉넉하니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너그러워졌다.

# 지지율이 빠지는 것을 막으려고 문 대통령이 아이젠하워처럼 국내 문제에 아무런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나라 어느 때보다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소수그룹이 불만을 갖지 않도록, 아니 그나마 덜 갖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지겨울 정도로 소통하고 설득해야 한다.
일 자체 못지않게 일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또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경제는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다. 문 대통령이 최근 지지층의 비판에도 규제 완화를 강조하고 대기업에 일자리 창출을 당부한 건 지지율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이상훈 정치부 국회반장 겸 레이더P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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