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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칼럼] 글로벌 통상갈등, 확전은 피해야 한다

  • 입력 : 2018.07.10 17:20:23   수정 :2018.07.12 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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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미국과 중국은 340억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상호 부과함으로써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나머지 160억달러에 대한 추가 부과도 예고했다. 이는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특별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중국도 상응한 선언을 한 데 따른 조치다. 그간 양국은 화전(和戰) 양면 전략을 구사해 왔다.
고위급 협상을 통해 절충을 모색하고 관세도 단계적·비례적으로 부과했다. 그러나 이미 국지적 충돌은 벌어졌다. 양측은 반덤핑과 세이프가드 조치 등을 교환했다. 미국은 첨단 기술의 국외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의 대미 투자 심사를 강화했다. 지난주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중국 내 판매금지 처분은 중국의 맞대응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은 중국 측 맞보복에 최대 5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보복을 피력했고 중국도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후속 보복 조치는 전면전의 신호탄이기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미국은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철강에 대한 특별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세이프가드 발동과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이 자동차 수입을 규제하면 3000억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보복관세 부과 계획을 밝혔다.

미·중 간 통상마찰은 구조적 갈등에 기인한다.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 기술굴기의 갈등 또는 시장경제주의와 국가자본주의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이다. 미국은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시정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정부 보조금, 높은 관세·비관세 장벽을 유지하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단순한 수입 규제를 넘어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투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트럼프가 국제경제위기수권법(IEEPA)에 근거한 대중 경제 제재를 시사한 것은 중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좌절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워싱턴 조야가 발칵 뒤집혔다. 대량살상무기 생산국 또는 테러지원국 제재를 목적으로 한 법을 원용해 `중국 제조 2025` 이니셔티브에 열거된 첨단 기술에 대해 제재를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결국 계획을 수정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심사 절차를 강화하는 외국인투자위험검토현대화법(FIRRMA) 통과로 선회함으로써 찻잔 속 폭풍으로 끝났다.

미·중 간 치킨게임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1930년대 스무트-홀리(Smoot-Hawley)법으로 촉발됐던 통상전쟁과 대공황이 재연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면 확전은 공멸이라는 위기감이 증폭되면 필사적으로 절충을 모색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차기 대선을 위해 대중국 제재에 성과를 내야 하지만 미국 의회와 업계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첨단 과학기술의 연구개발, 전기차와 반도체 산업 육성, 구조 개혁과 효율화를 통해 굴기하려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정면 충돌보다는 미국의 개혁·개방 요구에 타협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구조조정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EU도 미국의 일방 조치를 비난하지만 중국과 연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결국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 고조되는 긴장이 최악 상황을 모면하더라도 미·중 간 전략적 갈등 구조로 통상분쟁은 장기간 내연할 것이다. 강대국의 규범 위반으로 다자통상체제 기능이 마비된 것도 갈등 증폭에 한몫한다.

국제통상질서의 혼돈 국면은 국가와 기업에 정교한 전략적 대응을 요구한다. 무역전쟁이 확산되면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미국·중국과 교역하면서 발생하는 직접적 피해는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부수적 영향 때문이다. 통상 리스크에 대한 선제 대응과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 한편 일방주의로 인한 부작용이 크지만 미국의 압박으로 신흥국이 통상·투자 여건을 개선하면 새로운 시장 접근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최근 무역 갈등의 정치적·구조적 특성으로 국가 정상들이 직접 개입해 업계의 애로를 타개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석영 객원 논설위원·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주제네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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