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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진정한 저출산 대책

  • 입력 : 2018.07.08 18: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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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법정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됨에 따라 각 기업에서 유연근무제, 탄력근무제, 선택근무제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며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걱정하고, 일부 근로자들은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등 갈등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변화를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누굴까. 어린 자녀를 키우며 일하는 부모들일 것이다.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면서도 특단의 대책이 없던 사회에서 최소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저녁이 있는 삶`으로 한 걸음 가까이 갔다고 하면 너무 낙관적일까.

외국계 기업에서 오래 근무한 필자는 근무시간 유연화에 따른 많은 장점과 폐해를 직간접으로 경험했다.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얼마나 직원을 신뢰하느냐, 또 직원이 얼마나 회사를 생각하느냐 하는 서로의 마음가짐이다. 정부 시책 때문에 억지로 근무시간은 단축했지만 잔업을 시키고 수당을 신청하지 못하는 문화를 유지한다면 업무 효율이 날까. 모든 기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뿐만 아니라 장소의 유연성도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단어인 `워크프롬홈(WFH·Work From Home)`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나 최근 스타트업들에서 확산되는 단어다. 이들 기업에서는 자신의 생산성이 가장 극대화되는 공간에서 일을 하라는 의미로 오피스 이외 장소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한다. 노트북과 휴대폰으로 이제 사람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휴가와 같은 사전 승인 절차가 필요 없고, 동료 상호 간 스케줄 체크를 위해 본인 캘린더에 표시만 하면 된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상사와 통화해 사정을 설명해야 하는 것과 본인 캘린더에 2시간 WFH를 표시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에 대한 믿음과 자기 업무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업무에 대한 정의와 평가 제도도 바뀐 문화를 반영해 새로 정비되어야 한다.
다른 회사가 하기 때문에 따라하는 겉멋 들린 정책이 아닌 실제 업무 효율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의미가 있다. 이전 직장에서는 대표와 신입 사원이 함께 참여해 주차장 슬롯 사용권을 추첨했다. 지금 회사에서는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사다리 타기로 자리를 배치했다. 불필요한 권위를 없애고 구성원이 자부심과 책임을 느낄 수 있는 조직 문화는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진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사회로의 변화는 이렇게 시작되지 않을까.

[신창섭 트위터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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