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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식품의 과학] 인삼의 '두 얼굴'에 대한 변명

  • 입력 : 2018.07.06 17:35:05   수정 :2018.07.06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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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대 약학과 정진호 교수 연구팀이 인삼 유효성분인 진세노사이드(사포닌) Rg3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항암 작용이 있어서 칭찬받던 Rg3 성분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정상 세포마저 공격해 독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g3는 인삼을 여러 번 찌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그 양이 증가하는 성분이다. 여러 복잡한 공정을 통해 그런 성분을 높였다고 자랑하는 제품들이 개발되었는데 유해성 논란이 생겼으니 관련 업체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실험 결과가 홍삼을 포기할 정도로 위험성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실험에서는 Rg3가 혈액에 39~47㎎가량 존재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는데 인삼 제품을 섭취하면 통상 9㎎의 Rg3를 먹게 되고 이 중 3% 정도인 0.27㎎만 혈액에 녹아든다고 한다. 이번 실험의 양은 인삼 522g을 한꺼번에 섭취해야 도달될 양이니 그리 염려할 수준이 아니고 인삼에 그 성분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험 조건과 방법에 따라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식품이나 약품은 효능이나 부작용이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한국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장내세균의 효소활성에 따라 인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인삼 사포닌은 쉽게 흡수되는 것이 아니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 체내에서 흡수 가능한 형태로 분해되어야 흡수되는데 실험 대상자의 25%는 장내 미생물 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아 인삼 사포닌이 혈액으로 흡수될 수 있을 정도로 분해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인삼 효능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부작용 또한 적을 수 있다.

홍삼은 가장 많이 팔리는 건강보조식품이다. 그런 만큼 부작용 사례도 많은데 식약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 90건 중 10건 정도가 홍삼으로 인한 것이고 주요 부작용 증상은 두통, 고열, 메스꺼움, 두드러기, 설사, 수면 이상, 혈압 상승, 변비 등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홍삼을 건강식품으로 복용할 경우 하루 2g 이내, 복용기한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효능이 없다는 주장에 가깝다. 효능이 있으면 그만큼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쉽다. 홍삼은 사용량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홍삼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과도한 기대를 버리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최낙언 식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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