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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포럼] 혁신기업은 어떻게 탄생하나

  • 장박원 
  • 입력 : 2018.06.25 17:18:44   수정 :2018.06.25 17: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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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인들은 만나면 기가 죽어 있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글로벌 무역전쟁 등으로 숨이 탁 막힌다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를 없애겠다고 하지만 말뿐이다.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는커녕 현상 유지도 힘들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기업 하기 좋은 시절은 별로 없었다. 한국전쟁 이후 대기업 창업자들은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다.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으면 뭐라도 하겠다는 기업가정신이 충만해 있었다. 고도성장기를 거쳐 외환위기, 카드 사태, 금융위기로 이어질 때도 기업을 옥죄는 환경은 계속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확실하게 성장하는 방법이 있다. 혁신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구글, 3M, 교세라 등 오랜 기간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5가지 혁신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비전과 가치를 임직원이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원대한 꿈을 갖고 있고, 최소한 핵심 인재는 자신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한다고 믿는다. 구글은 세상을 위한 신기술 개발과 세계 정보를 보편적으로 쓰이게 한다는 비전이 있다.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제시한 기업 이념인데 이는 구글의 혁신 기술이 지향하는 바를 알리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 3M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든다는 목표가 있다. 3M에서 나오는 수많은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에는 이 정신이 작용한다. 교세라는 사람을 위한 경영을 최고 가치로 내세운다.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회사가 어려워도 가급적 감원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도요타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현장주의와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임직원들이 공유한다.

인간을 전략자산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노동력을 비용과 효율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범위를 뛰어넘는다. 모든 직원은 회사 전략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능력과 기술,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여긴다. 구글은 채용 때부터 전략자산이 될 만한 인재를 선별하고, 3M은 관리직과 기술직을 나눠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삼성이 국내외에서 핵심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나 교세라가 직원들에게 사장과 다름없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과 조직의 실패를 성공의 자양분으로 삼는 것도 혁신기업의 공통분모다. 실패를 실패로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패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획득한 귀중한 자산이며 더 큰 성공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된다. 구글은 성공한 사람을 영웅으로 칭찬하면서도 실패를 통해 얻은 자산에 대해서도 보상한다. 실패를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축적하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천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혁신기업은 자발적 참여와 동기부여를 위해 팀 단위 성과를 중시한다. 이를 극단적으로 몰고 간 기업이 교세라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은 하나의 팀을 작은 기업으로 만든다. 팀 단위로 매출과 수익을 책정한다. 팀원들은 자신이 얼마나 벌었고 비용을 썼는지 구체적인 숫자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 업무 몰입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끝으로 혁신기업은 확실한 캐시카우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글은 검색 광고 수익으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에 막대한 돈을 투입한다. 3M은 단기 매출 제품과 장기 기술 개발을 나눠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짝 뜨는 기업과 혁신기업을 가르는 큰 차이점은 장기 전략과 비전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확실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고 있느냐다. 한 번의 혁신만으로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 대다수 벤처기업이 창업 당시 기술력이 뛰어났음에도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는 이유는 제때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이 척박할수록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정부가 반기업 정책과 규제로 목을 조이고 극심한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한다고 해도 살아갈 방법은 있다. 혁신기업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외부 탓만 하기에는 시간이 별로 없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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