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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자존감] '투덜이 스머프' 현명하게 대처하기

  • 입력 : 2018.01.17 17: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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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스머프`를 아는가? 거기 나오는 여러 캐릭터 중에 투덜이 스머프가 있다. 무슨 일만 있으면 "난 그게, 싫어!"를 외치는데 뜬금없는 감초 같아서 기억에 남는다. 이런 투덜이는 만화 속에서는 귀엽지만 주변에 습관적으로 불평을 하는 동료가 있으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틈만 나면 "회사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너무 짜증 나요"라며 투덜거리는데 아니라고 하면 다툼이 될 것 같고, 때마다 동조하면 험담에 말려들 것 같아 꺼려진다.
이럴 땐 과연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을 지키며 그와 관계도 깨지지 않을까. 1단계, 그들은 처음엔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화가 난 것 같긴 한데 모호한 행동으로 표현한다. 예컨대 물건을 탁탁 내려놓는다거나 키보드를 세게 친다거나 지시를 못 들은 척한다. 심리 용어로 `수동-공격성`이라 한다. "무슨 일 있어"라고 물으면 "아무 일도 없어요"라며 퉁명스러운 답이 돌아온다. 답답한 마음에 "도대체 무슨 일인데"라고 물으면 "물어보니까 하는 말인데…"라며 비로소 말을 시작한다.

2단계에서 그들은 본격적인 불만을 토해낸다. 그때 듣는 사람은 `아! 이 사람이 불평을 시작하는구나` 하고 알아채야 한다. 이때 "나도 불만 있어"라며 동참할 필요는 없다. 회사 생활은 이미지 전쟁이다. 자칫하면 동료 감정에 휘말려 본인도 투덜이 스머프가 될 수 있으니 신중한 게 좋다.

불만에 동참하는 대신 머릿속에 `공감적 경청`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한다. 동료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집중해서 열심히 듣자. "그랬어요? 아! 그게 불편했구나"라면서 공감만 해주면 된다. 때론 불만의 화살이 듣는 당사자를 향할 때도 있을 것이다. 화가 나고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유를 가져야 한다. 불만으로 가득 찬 사람은 어차피 해명을 듣지 않으니 그의 불만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두는 게 좋다. "이제 내가 얘길 좀 해도 될까"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로 여유가 없다면 "그렇구나. 그런 불만이 있구나"라고 거리를 두는 정도까지 해두자.

그들은 곧 3단계인 `변명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불만이 많은 사람도 속마음엔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불평을 쏟아냈지만 그 불만이 왜 생겼는지 합리화를 할 것이고, 왜 지금까지 참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할 수도 있다. 다른 불만이 터져나올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비밀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그럴 때일수록 "아, 그랬군요. 그동안 힘들었겠어요"라며 거리를 두는 게 좋다. 그 일을 계기로 그와 친해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나쁜 감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고상함을 유지하는 게 낫다.

불만이 많은 그들도 동료다. 각자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일하는데 불평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불평하는 동료가 있을 때마다 함께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당신은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공감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무작정 끝까지 들으려고 애쓰지 말고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혹 불만을 들어주다가 친해졌다면 커피를 한잔 마시러 가는 것도 좋다. 다른 동료가 그 사건에 대해 물어보면 "아, 좀 힘든 것 같아서 얘길 좀 들어줬어. 자세한 얘길 하긴 좀 그렇고…" 정도로 마무리하면 된다.

독자들도 불평불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 불만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하는 게 좋다.
비밀을 지켜줄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당신 편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얘기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힐링까지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부터 스트레스 받은 일을 털어놓을 텐데, 무조건 나 잘했다고 해줘"라고 약속을 받고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회사에서 생긴 스트레스나 감정의 찌꺼기를 꼭 회사에서 치울 필요는 없다. 말을 하면서 해결하는 건 좋지만 안전한 배출구를 미리 만들어둬야 한다.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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