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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지방선거에 실린 무서운 민심 여야 잘 받들어라

  • 입력 : 2018.06.14 00:02:01   수정 :2018.06.14 0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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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6·13 지방선거와 12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 동력이 더욱 힘을 받게 된 반면 참패한 야당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 들어 처음 치른 전국 단위 선거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선거운동 내내 유권자들의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웠다.
미·북정상회담에 가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압도적 지지율에 편승해 여당의 손쉬운 승리가 점쳐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당은 14일 자정 기준 전국 17개 시도지사 중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3곳에서 승리하고 경남에선 경합 중이다. 특히 역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부산과 울산에서의 압승은 놀랄 만한 성과다. 최근 선거를 보면 동서로 양분되는 지역정당 정치는 갈수록 색이 옅어지고 있다.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 선거에서 지역색 쇠퇴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여당은 재·보궐 선거에서도 12석 중 11석을 석권했다. 현재 119석인 더불어민주당은 130석을 확보하게 됐으며 민주평화당·정의당(20석), 바른미래당 내 이탈파(3석) 등과 손을 잡을 경우 국회 과반을 넘보게 된다. 여권발 정계 개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당은 크게 이겼지만 선거 결과에 자만해선 안 된다. 이번 선거는 여당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호조건 속에서 치러졌다. 하루 전에 있었던 미·북정상회담이 문재인정부가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마무리됐고 대통령 지지율은 낮게 나와도 70%를 찍었다. 선거 직전 공표된 여당 지지율은 52%로 자유한국당과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 다만 이 같은 우위가 적극적 여당 지지에 기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지리멸렬한 야권에 대한 실망과 반발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이 분열하지 않았다면 이런 압승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 와중에도 무시할 수 없는 표가 야당으로 갔다. 저소득층 소득 감소 등 소득주도 성장 부작용, 1년을 훌쩍 넘기면서 피로감이 완연한 적폐 청산, 어정쩡해진 한미 동맹과 안보 등에서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이 반영된 표다. 여당이 이 대목을 간과하고 지난 1년간 `정책 실험`에 대한 절대적 신임으로 선거 결과를 해석한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향후 경제정책, 남북 관계에서 일방 독주한다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과거 선거를 보면 한 정당의 처지가 압승에서 참패로 반전하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두 보수 야당은 `문재인 정권 실정 심판`을 내걸었으나 국민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선거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기다. 최근 경기가 꺾이는 경고음이 요란함에도 야당이 이렇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야권 자체 문제에 기인한다고 봐야 한다. 먼저 보수 진영의 분열을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지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두 보수 후보는 패배가 명약관화한데도 끝내 단일화에 실패했다. 지금과 같은 보수 분열 구도가 지속되는 한 이 같은 패배는 공식처럼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어느 한쪽이 대표성과 정체성에서 나머지 한쪽을 압도하든지, 그렇게 차별화가 어렵다면 합치든지 해야 보수의 연속된 자멸을 막을 수 있다. 분열보다 심각한 것은 매력 부재다.
지난 탄핵 정국 이후로 보수는 분열만 했을 뿐 쇄신은 없었다. 인물, 대안 능력, 대중성 등 수권 세력이 갖춰야 할 모든 요건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있다. 여당이 마음에 안 들어도 도저히 야당을 찍을 수 없는 지경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야권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쇄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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