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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식품의 과학] '글루텐 프리'가 몸에 좋을까요

  • 입력 : 2018.06.08 16:00:29   수정 :2018.06.08 16: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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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는 탄수화물 73%, 지방 1.5%, 단백질 14%, 수분 13% 정도다. 쌀이 탄수화물 80%, 단백질 7%, 지방 0.7%, 수분 12%인 것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두 배나 많고 그 특성이 다양한 식감을 구현하기에 좋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따로따로 실뭉치 감아놓은 듯 말려져 있던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라는 단백질이 천천히 기다랗게 풀리고 서로 엉키기 시작한다. 점점 글루텐이라는 탄력 있는 단백질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다양한 식감의 면을 만들거나 빵을 만들 수 있다. 쌀로 면이나 빵을 만들기 힘든 것은 이런 특성을 가진 단백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밀단백질이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글루텐이 장내 염증을 일으키고 소화 장애, 피부 장애, 천식, 비염, 두통 등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점 많은 `글루텐 프리` 제품이 출시되고 매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루텐 때문에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 `셀리악병`인데, 미국인의 1%가 겪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이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소장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밀가루를 식용한 지 정말 오래됐는데 최근 들어 셀리악병이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위생가설로, 지나친 청결로 인한 면역이 과민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셀리악병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아토피 등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지나친 청결로 면역의 반란이 일어났다는 이론을 지지하는 증거는 많다. 셀리악병으로는 카렐리아 지역 사례가 있다. 카렐리아 지역은 핀란드와 러시아 둘로 나뉘었다. 양쪽 주민의 유전자와 먹는 밀의 양은 비슷하지만, 핀란드 쪽 사람들은 러시아 쪽 사람들에 비해 다섯 배나 많이 셀리악병을 앓는다. 그리고 알레르기, 천식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핀란드 쪽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러시아 쪽 사람들이 가난하고 감염이 흔해 면역이 원래 목적대로 외부 균 등과 싸우느라 내 몸을 공격할 확률이 크게 낮다는 것이다.

글루텐에 민감하다는 사람 중에는 실제로는 아닌 경우가 많다.
2010년 글루텐 민감성이 있다는 32명을 대상으로 글루텐 프리 식이요법을 실시한 결과 12명만이 증상이 개선됐다. 60%는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식품 속에 프럭탄, 라피노즈, 유당, 소르비톨, 스타키오스 등을 주목하기도 한다.

이들 성분은 우리 몸에서 소화·흡수하기 힘들지만 장내 세균은 잘 이용해 과도하게 세균이 증식하면서 가스와 복부팽만을 초래할 수 있다.

[최낙언 식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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