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오피니언

[필동통신] 드레스덴 성모교회

  • 입력 : 2018.06.04 17:11:37   수정 :2018.06.04 20:11:27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35456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독일 중동부에 위치한 드레스덴은 각종 공업이 발달한 경제도시일 뿐 아니라 교육·문화·예술의 도시입니다. 엘베강을 끼고 아름답고 유서 깊은 건축물들이 자리 잡고 있어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그 가운데 드레스덴이 가장 자랑할 것은 구시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성모교회(Frauenkirche)입니다. 이 교회는 18세기에 건축돼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습 때 일어난 화재로 알프스 북쪽의 교회 중 가장 큰 반구형 지붕이 내려앉아 폐허로 변해버렸다가 독일 통일 후인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전 세계로부터 답지한 성금 등으로 재건축됐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에 헬무트 콜 총리가 이곳을 방문해 이 폐허 위에서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을 하고 통일의 계기를 만들어 자유와 통합의 상징이 된 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이런 연유로 외부 인사 초청 특강(Forum Frauenkirche)이나 콘서트를 개최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저는 2013년 10월 7일 이곳에 초청돼 `한 민족, 두 국가, 희망과 변화`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지금, 그때 일이 생각나고 희망과 변화가 더욱 절실해집니다. 저는 강연에서 통일을 완수한 독일과 아직 갈 길이 요원한 우리나라를 비교하면서 우리의 노력과 다짐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습니다.

"서독 아데나워 총리의 `힘의 우위 정책(Politik der Starke)`이나 한국 박정희 대통령의 `선(先)건설 후(後)통일 정책`은 먼저 국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한 것이다. 두 나라는 라인강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빌리 브란트 총리가 취한 접근을 통한 변화(Wandel durch Annaherung)의 `동방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이 취한 `햇볕정책`도 교류·협력을 통해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을 이룩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브란트 총리의 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은 시도는 같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양국이 처한 주변 환경, 특히 동독과 북한의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남한은 북한에 쌀과 비료 등을 지원했지만, 북한은 체제 붕괴를 두려워하며 국지적 도발과 핵무기 개발 등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북한이 체제 붕괴를 두려워한다면, 가장 무서워해야 할 것은 북한 주민이다. 자신의 국민을 헐벗고 굶주리게 하면서 체제의 안정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한의 체제를 지켜주는 것은 주민들 삶의 향상이지 핵개발은 아니며, 핵개발은 오히려 북한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켜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는 역할만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하루빨리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남한과 상생하며 함께 번영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남한 정부도 서독이 그리하였듯이 북한과 대화하고 북한 주민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 등 독일 통일 과정에서 보듯이 통일은 인간의 의지와 계획만으로 해결되는 일은 아니고 하늘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처럼 인간이 스스로 해야 할 노력과 도리를 다할 때 하늘도 도울 것이다. 독일 국민이 통일을 계획하지 않으면서도 동독 주민을 돕는 노력 등 한 민족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한 것처럼 우리도 그런 노력과 도리를 다할 것이다.
우리는 귀한 경험을 가진 독일로부터 배울 것이다. 독일 국민의 관심·조언과 특히 우리를 위한 기도를 부탁드린다."

파이트 목사님은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자신과 성모교회 성도들은 한국을 위한 새로운 기도 제목을 갖게 되었으며 함께 기도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지혜롭고 겸손한 노력과 함께 국민의 간절한 염원·기도가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