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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은산분리 완화

  • 입력 : 2018.05.16 17:08:13   수정 :2018.05.16 19: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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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지 1년이 지났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추가 인가를 검토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증자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덩치를 키우려면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10%, 특히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지배하면 은행이 산업자본의 사금고화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찬성 / 김도형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부당한 대출은 엄벌하면 될일…인터넷銀 자금난 해소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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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최초 자본금은 3000억원, 케이뱅크의 최초 자본금은 2500억원으로 이는 전국 단위 은행으로서 차별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이에 이들은 최근 증자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사정이 좀 낫다고는 해도 두 회사 모두 증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은행법상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은산분리 유지를 주장하는 근거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면 은행을 사금고화할 우려가 있고, 기업 부실이 은행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은산분리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60년대와 현재의 우리나라는 전혀 다르다.

KT그룹만 하더라도 2016년 기준 자본금이 1조5000억원에 이르고, 매출액은 17조원가량이며 한 해 영업이익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자본금 2500억원에 불과한 인터넷은행을 사금고로 쓰기에는 기업 규모가 너무나 커졌다. 그리고 과거에는 은행 대출이 기업 자금 조달의 유일한 창구였다면 최근에는 주식, 회사채, 기업어음(CP)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열려 있다. 게다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해 50억원 이상 이득을 취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으로 엄벌하고 있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널려 있는데 관계 은행에서 부당한 대출을 받음으로써 위와 같은 중형을 감수하는 기업이나 기업가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럽다.

나아가 위와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회에는 여러 건의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비금융주력자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 보유 비율을 34~50%로 늘리는 내용의 은산분리 완화 규정을 공통적으로 두고 있으면서도, 은행의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대주주가 발행한 지분증권 취득을 금하는 내용 또한 포함하고 있다.

부당한 대출이나 전횡적 운영은 엄벌의 대상일 뿐이다. 이를 우려해 은산분리 완화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행정 편의적이고 규제 중심적인 생각이다. 운영에 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벌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 /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산업자본·은행 동반부실 우려…대기업 사금고로 전락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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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대부분 주식회사 형태를 취하고 있음에도 금융시스템상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된다. 특히 은행의 파산은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해 그 결과 국민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공공성`이 강조된다. 같은 이유에서 각국 규제당국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철저히 감독한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규제로 발전이 저해된다며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한 자본 확충에 있어서 `은산분리` 규제가 자금 조달의 족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은행법에 의하면 산업자본은 은행의 발행주식총수 중 10%까지만 취득이 가능하며, 의결권은 취득 주식의 4%로 제한된다. 이것은 은행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차단함으로써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막고, 의사결정의 왜곡으로 인한 부실화를 방지하고 공정 경쟁을 촉진하는 등 은행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규제라 할 것이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온라인을 통한 이용의 간편성과 신속성, 각종 수수료 및 금리 절감 등으로 큰 각광을 받고 있고, 나아가 시중은행의 수수료율 인하 등 `메기효과`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얼마 전에는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금융당국 발표도 있었다.

그렇다면 `은산분리` 원칙을 이쯤에서 허물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인가를 받아 엄격한 규제 속에서 은행업을 영위토록 하는 이유는 시스템 리스크 방지에 있다. 즉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 취득 제한이 대폭 완화되면 산업자본과 은행의 동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곧 금융소비자 피해 등 국민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초래하며, 결국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통한 경제력 집중과 재벌 비자금 조성 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만큼은 대주주인 IT기업이 출자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이러한 법안들은 통과 시 인터넷전문은행은 사실상 기업(산업자본)이 지배하는 은행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소비자의 편익 제고와 금융업 발전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규제 완화를 주장하지만, 1997년과 같이 은행 부실화로 인한 `제2의 외환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금융업에 대한 산업자본 진입의 벽을 낮추는 것만이 금융 발전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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