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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필동정담] 억류 주민 송환

  • 최경선 
  • 입력 : 2018.05.15 17:33:38   수정 :2018.05.15 17: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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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하자마자 쾌도난마식으로 국정을 풀어갔다.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는 취임사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해 3월 김 전 대통령이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 노인을 조건 없이 북송할 것"이라고 말한다.
놀라운 발언이었다. 이인모는 6·25전쟁에 인민군 소위로 참전했고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체포돼 34년 만에 출소한 인물이다. 북한이 그의 송환을 요구할 때마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등의 조건을 내세워 거부해왔는데 느닷없이 "그냥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보내줄 것"이라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깜짝 놀란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일원 장관에게 달려가 상의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통일관계장관회의가 부랴부랴 개최됐고 이씨를 북한에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다만 `북한 송환`이 아니라 `방북 허용`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국민을 북한에 이주하도록 허용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인모 노인을 영웅으로 떠받들며 선전에 열을 올렸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개를 들었다. 그럼에도 성과는 있었다. 김일성의 사망으로 무산되긴 했어도 1994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합의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억류 중이던 미국인 3명을 석방했지만 우리 국민 6명은 그대로 붙잡혀 있다. 그동안 북한은 "김련희 씨와 류경식당 종업원 12명을 송환하라"고 요구해왔는데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련희 씨는 "중국에 친척을 방문하러 갔다가 브로커에게 속아 2011년 입국했다"며 줄기차게 북한 송환을 요구해온 `특이한 탈북자`다.
중국에서 2016년 집단 탈북한 류경식당 종업원 중 일부도 "내 뜻과 다르게 입국했으며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인터뷰한 장면이 흘러나왔다.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찾아온 탈북민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고 이들이 불안에 떨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예외적이고 특이한 사례에는 그에 맞는 예외적 대응도 필요하다. 잘못된 입국이었고 아직 돌아가려는 뜻이 분명하다면, 또 그 의사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남이든 북이든 상대측 주민을 억지로 잡아둬선 안될 일이다.

[최경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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