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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칼럼] 동북아 에너지 협력, 한국의 역할은

  • 입력 : 2018.05.15 17:33:33   수정 :2018.05.15 17: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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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에너지·환경 분야의 협력 의지가 강하게 표출됐다. 3국 정상은 동북아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투명성과 유동성 향상을 위해 적절한 기회에 정부 간 LNG 협력에 관한 각서를 내놓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 연구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상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해결을 위해 공동 협력해나갈 것임도 강조했다.
동북아 3국의 에너지·환경 분야 협력은 국제 에너지 시장의 중심이 둥북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공조와 연계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고 지구환경 개선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문제는 정상들이 제시한 협력의 큰 방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3국 정부나 싱크탱크 등은 그동안 각종 회의나 워크숍 등을 통해 실천 방안에 대해 논의해왔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국가 간 이해가 엇갈리고 주도권 경쟁도 벌어져 구체적 실천 로드맵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제는 이러한 장애 요인을 극복해 실천의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LNG 협력이다. 지난해 세계 LNG 수입량 1위는 일본(8350만t), 2위는 중국(3800만t), 3위는 한국(3700만t)이었다. 수입 순위에서 한국을 제친 중국은 천연가스 이용 촉진 정책에 따라 LNG 수입 증가 속도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LNG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선 3국의 비중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며 그만큼 세계 LNG 시장에서의 발언권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경직된 거래 조건의 굴레에서 아직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입국에 LNG 잉여 물량이 발생해도 이를 제3국에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지 제한 조항`은 이를 적용하지 않는 미국산 LNG 수입이 확대되면서 점차 완화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완전한 철폐가 요구된다.

`아시아 프리미엄`이라는 불리한 가격 조건도 철폐해야 한다. 아시아 국가들은 원유 가격에 연동된 가격으로 LNG를 대부분 수입해왔으며, 여기에는 프리미엄이 붙는 가격이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에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급증에 따라 현물거래가 증가하는 등 거래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3국은 불리한 가격 조건이 완전 철폐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LNG 허브 구축도 과제다. 현재 싱가포르, 중국, 일본 등이 자국 내에 허브를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규제가 적은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점에서 비교우위가 있으나 시장 규모가 작고 아시아 최대 LNG 시장인 한·중·일로부터 지리적으로 멀다는 약점이 있다. 잠재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인프라스트럭처 정비를 서두르는 등 허브 구축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제도가 경직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일본은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 허브 경쟁력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진정으로 허브 구축의 의지를 갖고 있다면 뭔가 달라져야 한다.

전력 분야에서는 슈퍼그리드 구축이 가능하다. 한·중·일, 한·러 계통을 연계해 유럽처럼 국가 간 예비력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남한에서 송전망을 연결해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북한 주요 지역에 소규모 발전, 특히 열병합발전(CHP)이나 액화석유가스(LPG) 발전 같은 분산형 전원을 구축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미세먼지 감축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미세먼지 감축 성과를 가시적으로 낼 수 있는 공동 사업에 조속히 임해야 한다.

동북아 지역의 협력 사업은 지구적 차원의 에너지 효율성 증대와 환경 개선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국은 정기적인 이행 점검과 실천 목표 재확인 등을 통해 협력의 성과를 극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온기운 객원논설위원·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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