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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아웃] 남북 문화교류에도 봄은 오는가

  • 입력 : 2018.05.04 15:55:01   수정 :2018.05.04 17: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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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있었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여운이 아직 진하게 남아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에 비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 훨씬 진일보한 회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만간 열릴 미·북정상회담이 예상대로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게 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단연 화해 분위기로 전환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남북 간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교류와 협력이 추진될 것이다.
사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는 문화 분야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꽉 막혔던 남북 간의 대화 물꼬를 트는 데 평창동계올림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어져간 남북 교환 공연들은 새롭게 재개된 남북 교류의 상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남북 당국과 주민들의 마음을 여는 단초가 되었다. 그만큼 예술, 관광, 체육 등 문화 분야는 정치적·외교적 색깔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남과 북이 함께하기에 부담이 작은 분야다. 아무리 정치·외교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어도 문화 분야의 교류를 잘 활용하면 대화의 끈을 이어갈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한 번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가 정리된 것은 아니다. 남북 양 당사자는 물론 주변 이해당사국들의 협조가 긴요하다.

그러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정신에 따라 우리는 후속 조치들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정치·외교·경제적 측면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남북 간의 궁극적이고 실질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문화적 측면에서의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삶에 가장 기본적인 소통 수단인 말과 글자, 한 민족과 나라의 정체성의 시금석인 역사와 문화재, 그리고 실제로 함께 부대끼며 살 때 순간마다 마주치게 되는 의식주 등 생활 전반에 관한 행동양식이 모두 문화적 과제들이다. 결국 문화는 정치적 통합 이후에 양쪽 주민들의 갈등을 줄이고 한 공동체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본질적이고 막중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분단 세월이 길어지면서 남북 양측 사이에 문화적 차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함께 찾아내고 이를 해결할 방도를 찾아내는 다양한 노력이 시급하다. 이러한 일들은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하거나 쉽지 않다. 시간과 재원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상호 배려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 정부 당국만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민간 분야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남북 간에 추진해 오다 중단된 다양한 문화 교류 협력 사업들을 중간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당략을 넘어 결국은 하나가 되어야 할 우리 민족의 앞날을 준비하는 데 초당적인 협력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히 문화적 교류와 협력 사업에 대해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아낌없는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모처럼 조성된 남북 화해의 기운이 남북 통일의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대대손손이 함께 살아온 일가친척 간에도 갈등이 없을 수 없는 판인데, 70여 년을 갈라진 채 살아온 남북이 새로운 길을 놓는 일은 길고도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자세를 가질 때 하나 되는 기간은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 어차피 우리는 같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 민족으로서 통일을 외면할 수 없다. 문화는 남북 간의 대화의 물꼬를 트는 전령사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있을 통일을 마지막으로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간 얼어붙었던 남북 간의 문화교류와 협력 분야에도 화창한 봄이 올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국회와 언론, 온 국민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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