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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로고프 칼럼] 美 경제 헤게모니, 中이 대체할 수 있을까

  • 입력 : 2018.04.18 17:08:01   수정 :2018.04.18 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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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하는 것을 본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장기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예상을 이미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4배에 달하는 인구 규모에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기술 발전 프로젝트까지, 중국이 경제적 헤게모니를 쥐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가 아닐까?

나는 그렇게 확신하지 않는다. 나를 포함해 많은 경제학자들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이 현재 인간 직업의 대부분을 대체하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게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노동력을 결정적인 이점으로 보는 전문가들조차도 이 같은 시각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향후 100년간 중국 노동자와 로봇 중 누가 생산을 주도할 것인가? 만일 로봇과 AI가 다음 세기에 생산을 주도하게 된다면 중국처럼 너무 많은 인구를 관리해야 하는 국가는 인구가 방해물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인터넷과 정보 통제를 하고 있는 국가이며,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 관리의 어려움은 가중된다.

로봇 공학과 AI가 더 중요해질수록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능력도 더 중요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권력집중화와 통제적 경향은 민간 분야의 대척점에 있다. 이는 기술 발전이 더 높은 단계로 향할수록 중국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

서구 세계에서는 모두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 주제는 많은 측면에서 미국보다는 중국의 발전 모델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미국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소수에게 집중된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 소득을 내부적으로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가를 두고 씨름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 문제에 더해 자국의 독점 기업들을 수출형 대기업으로 키워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중국의 부상은 확실히 신기루는 아니다. 13억의 인구를 가진 인도도 중국과 비슷한 덩치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에 많이 뒤처져 있다. 수억 명의 사람을 빈곤에서 구해내 중산층으로 편입시킨 중국 정부의 리더십은 당연히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의 급격한 성장은 대부분 기술 따라잡기와 투자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구소련과 달리 국내 혁신에서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 물론 중국 기업들은 이미 5G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사이버전쟁 역량에서도 미국과 대등한 수준이다. 그러나 첨단기술의 수준을 유지하는 일은 기술 수준을 첨단으로 끌어올리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 있다. 중국 성장의 대부분은 여전히 서구 기술을 도입하는 데서 나왔으며, 몇몇의 경우에는 지식재산권의 도용 덕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항의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아니며, 그는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다. 그렇다고 무역전쟁을 시작하는 게 해결책은 될 수 없지만 말이다. 21세기 경제에서는 법, 에너지 접근성, 경작 가능한 토지, 깨끗한 물 등도 중요한 요소가 돼가고 있다. 중국은 이런 점에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으며, 모두의 상상을 넘어 중앙통제적인 시스템이 경제개발을 더 빠르고 멀리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중국의 세계경제 지배라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가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아니다.

물론 미국도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부와 권력의 과도한 집중을 막으면서 역동적인 기술적 성장을 지속하는 일 등이다.
그러나 패권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보유해야 되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과거 대영제국은 절대 100년 넘게 세계를 호령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 만약 실수로 공을 떨어뜨린다면 중국이 디지털계의 미래를 주도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이 단순히 가장 큰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논리는 너무 단순하다. 인구가 아니라 다가오는 기계화 시대야말로 패권전쟁에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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