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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성공하는 외교의 조건

  • 입력 : 2018.04.16 17:36:40   수정 :2018.04.16 17: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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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3월 말 베트남 국빈방문은 한층 밝은 미래를 향한 한·베트남 관계의 `해피 비기닝(Happy Beginning)`을 알리는 외교적 드라마였다. 정상회담과 지도자들 면담뿐 아니라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벤치마킹해 양국 정부가 공동 출연으로 설립하는 VKIST의 착공식 행사,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 연습장에서 박항서 감독과의 시축, 쌀국수 식당에서 하노이 시민들과 대화 등 양국 국민을 가깝게 하는 극적인 3일간의 무대였다.

문 대통령 방문 활동 한 장면 한 장면의 토대 위에서 한·베트남 관계의 길고 감동적인 드라마가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 행사를 끝으로 내가 한국 외교관으로서 38년간의 임무를 마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자 영광이며 `해피엔딩`이었다.
긴 외교관 생활을 통해 늘 고심하고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던 것은 국민과 외교당국 간 신뢰를 어떻게 형성하는가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민감한 외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외교정책과 외교의 중요한 행위자인 국민 여론을 최대한 근접시키는 게 외교를 성공시키는 관건이다. 그래서 국민에게 외교정책을 알리고 여론을 수렴하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이제는 필연적으로 외교 행위의 전면에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물론 국민 여론을 잘 수렴하고 외교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대한 국익이 걸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국민에게 국익이 어디에 있는가를 명료하게 설명하고 지지를 얻는 노력이 공공외교의 요체라고 믿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외교 문제에 있어서 늘 국민을 소중한 오피니언 리더로 섬기는 자세를 가지면서도, 외교당국 스스로가 열정적인 오피니언 리더가 돼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국민과 정부 간 소통과 설득과 교감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선의 길을 찾는 노력이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이자 국민을 위하는 외교라고 믿는다. 국민과 정부가 일체가 돼 올바른 외교정책을 통해 선순환적 외교자산을 축적해나가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다.

둘째로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외교가 얼마나 많은 창의성과 외연의 확대를 요구하는지 늘 마음에 새기는 것이 중요함을 환기하고 싶다. 정부, 언론, 기업, 학계, 이익단체, 시민단체 등 많은 외교 행위자가 존재하는 것은 직업외교관의 운신 폭이 좁아진 게 아니라 그만큼 외교의 폭과 깊이가 확장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외교당국과 외교관들이 더 많은 지식, 인맥, 경험을 쌓아가는 노력의 기초 위에 부단히 창의적이고 다면적 외교의 가능성을 모색해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퇴임하는 대사로서 주재국의 정치가, 관료, 언론계 및 학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기업인들을 접촉해 우리 기업들과 연결해주거나 문화계 인사, 나아가서는 일반 국민과의 네트워킹과 소통을 강화해 한류의 큰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도록 하는 노력을 좀 더 열심히 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셋째, 당연한 일이지만 상대국·상대방을 친구로 만드는 능력을 키우는 것 또한 국가의 외교력, 자신의 외교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상대방을 이기거나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상대방을 압도하는 논리나 지식으로 무장하는 일에서 끝난다고 믿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경험적으로 보면 먼저 상대방 말에 귀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진심을 담아 겸허하게 대응해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지게 함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수긍하게 만드는 게 대부분의 경우 더 많은 외교 성과를 거두는 길이었다고 회상한다. 논리적 설득력이 겸비된 `감성외교`의 힘에 눈뜨는 것이 자칫 차갑고 논리적 전투성으로만 무장하기 쉬운 우리 외교관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외교부 퇴임을 앞두고 그간 60년 삶의 한순간 한순간이 경이로운 시간들이었음을 새삼 느끼고 깊이 감사드리며 인생의 새 막을 걸어가고자 한다.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베트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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