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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중 통상분쟁, 판도라의 상자 열렸다

  • 입력 : 2018.04.16 17:12:47   수정 :2018.04.16 17: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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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세계를 긴장시켰던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해 메시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사인사 트윗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한고비 넘겼다고 안도하고 있다. 설사 무역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미국이 절대적으로 불리해서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은 일사불란한 체제인 반면 미국은 소비자, 대두를 비롯한 대중 수출품 생산업자, 대중 비즈니스를 하는 미국 다국적기업, 주식 폭락을 질색하는 증권가 사람들, 사회를 이끄는 지식인층 등 반대하는 사람들 일색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깊이 연구한 중국이 이것을 믿고 미국의 엄포를 바로 받아쳤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그리고 중국이 맞받아치면서 무역전쟁으로 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인가. 이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이 양보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4%로 올리고 일자리가 넘쳐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를 위해 양자협상을 통해 7000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대폭 줄이고, 그 과정에서 수출 기업들이 미국에 직접투자하거나 자국 기업이 생산을 재개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관세 인하를 통해 중국이 주동적으로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므로 실제 노력을 할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노력에도 대미 흑자 축소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과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수입 확대건 자율규제를 통한 수출 축소건 가시적인 성과로 판단할 것이고 그에 중국의 화답이 없으면 `트럼프식 방식`에 의해 이달 초와 같은 양국의 충돌은 재연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금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으며 언제 물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미·중 통상분쟁으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은 미국에 분명하게 `노(No)`라고 답했고, 유럽연합(EU)은 숨죽이고 있다가 미·중 분쟁을 중재하겠다고 나서고, 일본은 미국에 동조하는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강자들이 자국의 이익을 따져 숨 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한탄했듯이, 이제 세상은 70년 쌓아온 통상제도 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각국이 자국 이익을 앞세우는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별 각개약진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하듯이 디지털 패권을 향한 국가주의 혁신 경쟁은 가속도를 낼 것이다. 일례로 EU는 지난 10일 24개 회원국이 모여 인공지능 협약을 체결했다. 개별 회원국만으로는 역부족이므로 회원국들이 협력해 미국과 중국에 대항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처럼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운 국가주의 경쟁을 하면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이 난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제 세계는 미국이 주장하는 무역불균형, 미국과 EU가 동시에 주장하는 중국의 시장 개방, 삼자 모두가 경쟁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혼돈의 `삼극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과연 세상은 탈세계화로 나아가는 것인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강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나머지 나라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우왕좌왕하게 된다. 지금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이 스스로 미국과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데 중국이 협력하자고 발 벗고 나서면 당사국은 선택이 어려워지게 된다.
중국의 외교부장이 9년 만에 갑자기 일본을 찾아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NHK는 추측하고 있다.

이것이 미·중 통상분쟁이 연 판도라 상자에서 나온 세상이다. 한국 제조업은 세계 6강에 들고, 정보화에서도 세계 선두권이다. 줄을 설 것인지, 아세안과 뭔가를 도모할 것인지 우리도 세계를 직시하면서 치열하게 미래를 구상해야 할 때가 왔다.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산업혁명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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