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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평화 대박' 이루려면 비용도 따져봐야

  • 입력 : 2018.04.16 17:03:52   수정 :2018.04.17 09: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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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대박이다." 아무도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대외정책 메시지를 정리해보면 이렇게 표현될 수 있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듯이 평화는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이며 분단 극복과 광복 완성의 길이다. 그리고 당면한 우리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향상과 주변 강국들의 한반도 문제 개입이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많은 국민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대통령의 말은 평화 이슈에 대한 현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도 있다. `평화 대박` 논리를 내세우는 문재인정부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 모두에 좋은 평화를 만들어갈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문재인정부의 `평화 대박`이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정책적 목표가 되게 하려면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핵심은 모두에게 유익한 평화를 수립하는 데 드는 평화 비용을 계산하는 것이다. 아직은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어 아무도 언급하지 않지만, 곧 평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반드시 `평화 비용` 이슈가 떠오를 것이다.

평화 비용은 분쟁과 갈등 대신 화해와 협력을 선택해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즉 남북 양측 간 그리고 한반도와 주변국 간 평화로운 질서와 관계를 새롭게 창출하기 위해 수많은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유·무형의 비용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제시할 경제적 지원과 협력사업의 비용이 전부가 아니다. 한반도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관련국들의 직간접적 `혜택` 요구도 계산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은 한반도 분단구조 해체 작업과 더불어 동북아 질서 재편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정교한 공학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예정된 연쇄 정상회담은 덕담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다.
치밀하게 계산된 청구서를 들고 와 이해관계를 재조정하는 각축장이다. 운전석에 앉아 한반도 운명을 평화의 길로 몰고 가려면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고 싶어하는 주변국들을 우리와 함께 갈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주변국들의 방향을 바꾸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미리 고려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꿈`은 좌절될지도 모른다. 평화 비용 계산은 반드시 재원 조달 전략을 수반해야만 `평화 대박`에 기여할 것이다.

[김중호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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