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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시평] 미·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

  • 입력 : 2018.04.15 17:25:33   수정 :2018.04.15 2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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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운전대론`의 윤곽을 그려내는 성과를 냈다. 정부가 성사시킨 미·북정상회담이 결실을 맺으려면 남북 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하고, `한민족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4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지혜를 모은다면 `한민족 대도약` 시대를 여는 역사적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미·북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려면 칼자루를 쥔 미국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얻으려는 것을 못 얻었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분명한 점은 미국이 이번에는 끝장을 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빅터 차가 주한 미국대사에서 낙마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에워싼 대북정책 라인이 초강경파 일색으로 바뀐 게 정황증거다. 북한 당국은 `벼랑 끝 전술`이나 `합의 뒤집기`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인식한 토대 위에서 평화공존 방안을 내고 실천해야 한다. 남북이 `한민족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소통하더라도 남한 당국이 북한 당국을 의식하며 대변인 역할에 머무르면 미국은 남한을 배제할 것이다.

남한 당국이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미국과 이해를 같이하는 현실의 테두리 안에서 북한 당국과 소통하려고 하면 북한이 미국과 직접 소통할 것이다. 남한 당국의 처신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이 어려울 것이다. 남한 당국은 갖고 있는 묵직한 카드가 없어 회담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므로 비판을 위한 비판에 노출되고 국내 정치용 보여주기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운전대론을 의식해 상황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려다 판을 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미·북정상회담은 정의용 특사가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해서 성사됐지만, 기자회견 장소가 백악관임에도 미국 측 참여 없이 한국 측 홀로 발표하는 이례적 형식을 취했다. 이례적 형식에 숨어 있는 미국의 의도는 무엇일까? `남북이 뭘 한다고 하니 5월 말까지 기다려 줄 수 있다. 그때까지 미국이 원하는 모범답안을 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미국은 5월 말 이전이라도 원하는 모범답안이 나올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나 준비 부족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미·북정상회담의 시점을 늦출 수도 있다.

남한 당국은 북한의 제안이 모범답안을 크게 벗어나 판을 깨지 않도록 돕고 민족을 위해 필요하다면 쓴소리도 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항상 미국 반대편에 선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정책패키지를 마련하는 경직성에서 벗어나 북한이 미국과 협력하는 길을 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유연한 정책패키지를 준비해야 한다.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내는 소음을 걸러내는 미국의 혜안이 협상 타결에 필수라는 점도 잊으면 안 된다. 북한은 중국이 남한의 경협파트너이듯이 미국도 북한의 경협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합리적인 답안을 내야 한다.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북핵에 관한 한 미국과 이해가 일치하므로 북한을 고립시키며 배신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베트남은 전쟁 상대방이었던 미국과 전쟁 기간 내내 베트남을 지원했던 중국 모두와 협력관계를 맺고 자본주의 방식을 실천하는 사회주의국가다. 베트남식 발전모델을 북한에 이식하는 문제에 관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 4자 간에 진지한 논의가 있길 희망한다.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모범답안을 내고 베트남식 발전모델을 택할 때 미국은 어떤 선물을 줄 것인가?

북한의 경제발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국제협력체제를 만들되 `핵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 관해 한시적 불간섭주의를 선언`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의 답안과 미국의 선물에 따라 세계사에 남을 영웅이 탄생하는지,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고 한반도에 큰 불행이 닥쳐올지 결정될 것이다. 5월 말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을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의미 있는 성과가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최중경 공인회계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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