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 구독신청
검색전체보기
 

오피니언칼럼

[손현덕 칼럼] 청년실업, 시간이 해결해줄까

  • 손현덕 
  • 입력 : 2018.04.03 17:23:51   수정 :2018.04.03 17:33:19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21330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청년실업이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 말마따나 국가 재난 수준이다. 5일 열리는 임시국무회의에서 4조원 규모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고자 하는 건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0% 정도다.
피부로 느끼는 감은 이를 훨씬 웃돈다. 청년층 상당수가 군대에 있고, 아예 취직이 안 될 것 같아 졸업을 미루기도 하며, 심지어 구직 활동조차 포기한 백수들도 있다. 이런 요인을 감안해 정부가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체감청년실업률은 23%다. 문 대통령이 보기 드물게 화를 낸 것도 지난 1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점검회의였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는 총 21회에 걸쳐 청년고용 대책을 마련했지만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 정부 각 부처에 그런 의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그리고 그 의지를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면서 청년실업 문제에 미적대는 장관들을 질책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내심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인구학적으로 접근하면 그런 합리적 기대가 가능하다. 청년실업은 결국 청년층 인구는 많은데 청년층을 흡수할 일자리는 적어서 생기는 미스매치다. 이것이 3~4년 후면 해소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진기 언론문화상 대상을 받은 조영태 서울대 교수 표현대로 일종의 `정해진 미래`다.

문 대통령이 직접 숫자를 들며 언급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명 증가하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그래서 임기 중에 충분하고 과감하게 재원을 쏟아부어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는 논리다. 그러면 지금 일본처럼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기업 몇 군데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고 어디를 갈까 저울질하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 논리가 반영된 것이 지난 3·15 청년실업 대책이고 내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일자리 추경이다.

정말 3~4년 후엔 구직난이 아니라 구인난을 걱정하게 될까? 정말 정부가 지금 처방하는 특단의 대책이 손오공의 여의봉처럼 마법을 불러일으킬까? 이에 대해 답변하기 전에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세 가지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다.

첫째,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치가 사라지는 건 맞는데, 그건 당해 연도를 잘라서 볼 때 총량적 차원에서고 누적적 개념에서는 아니다. 즉 취업 재수·삼수생들이 잔존하고 있다. 청년 인구가 줄지만 취업 압박은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소위 `82년생 김지영` 때부터 잉태된 엄청난 초과 노동력은 매년 해소가 되는 듯싶으면 또 쌓이길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취업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둘째, 구인 구직 총량의 미스매치는 사라지더라도 원하는 직장과 원치 않는 직장 간 불균형은 사라지지 않았다. 일본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일본 젊은이들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지 않는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많고 젊은이들도 이런 곳에 근무하는 걸 창피하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 임금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우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차가 두 배가량 나는 반면, 일본은 80% 선이다.

마지막 셋째, 일자리 공급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지켜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졸 청년들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일자리를 대강 30만개 정도로 잡고 있다. 이 30만이란 숫자를 늘리는 게 핵심이다. 일자리는 결국 일감이 있어야 늘어나는 것이고 그 일감은 기업이 만든다. 일감은 투자가 일어나고 경제가 성장해야 생긴다. 그것이 일자리의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일감이 있다 해도 사람을 추가로 뽑을 마음이 없으면 안 된다. 인건비 증가를 상쇄할 정도의 수익이 예상돼야 하고, 장사가 안되거나 자동화를 추진할 경우 인력을 다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 자동차가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브레이크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3~4년이 중요한 때라는 건 틀린 말이 아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그 후에도 최소 몇 년은 더 중요하다. 막혀 있는 차들을 빼는 시간이 있어 그렇다.
그래서 단기적인 대책만으론 부족하다.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이 사람을 뽑을 수 있게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고용시장의 미스매치를 해결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게 특단의 대책이다. 그건 경제정책에 노동과 교육정책을 같이 버무려야 가능하다.

[손현덕 논설실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목록

박재현의 경제노트 더보기

박재현의 경제노트 썸네일`똘똘한 한 채` 투자 비법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