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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포럼] 금호타이어 '먹튀'를 막는 방법

  • 장박원 
  • 입력 : 2018.04.02 17:18:50   수정 :2018.04.02 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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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새 주인을 찾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존속가치 대비 청산가치가 2배 이상 높았으니 법정관리로 갔으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막판에 노조가 마음을 돌린 것은 당연하다. 국내에만 5000명의 직원이 있고 협력업체까지 감안하면 수만 명의 생계를 두고 도박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특별합의서에 따라 고통을 분담하고 대주주가 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투자를 늘리면 된다. 가장 시급한 일은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이 넘고 매출 비중도 10% 이상인 중국 사업을 정상화하는 일인데 더블스타의 탄탄한 중국 내 영업망이 도움이 될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투표에서 60% 이상 찬성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먹튀`를 의심한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가 기술만 빼가고 철수한 사례가 머리를 맴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금호타이어 인수 조건으로 더블스타는 고용을 3년간 보장하고 5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그 이후에는 무슨 짓을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절대적인 비중을 점하고 있는 중국을 더 키우고 한국의 생산능력은 점차 축소하는 시나리오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억측에 가깝다.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GM 등 자동차업체가 5개나 있는 한국을 타이어업체가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우리 정부와 채권단도 여론을 의식해 `먹튀`를 방지할 견제장치를 마련할 테니 상하이차의 악몽이 되풀이될 확률은 낮다.

하지만 더블스타가 미국의 GM과 같이 본사의 세계 전략에 따라 한국 비중을 줄이겠다고 작정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 5년 이후 금호타이어 운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바람대로 다시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설지, 아니면 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분명한 점은 금호타이어의 미래 경쟁력에 따라 먹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2009년 말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이후 최대주주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겪었던 굴욕과 아픔, 수난을 뒤로하고 화려하게 부활한다면 `먹튀` 가능성은 낮아진다. 반면 어떤 이유로든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더블스타는 호시탐탐 손을 뗄 시기를 노릴 것이다.

그렇다면 먹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법은 명확해진다. 생산성을 높여 세계 최고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된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58년의 역사를 가진 금호타이어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물론 현주소는 암울하다. 2005년 당시 대주주였던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막대한 부담을 금호타이어에 안긴 뒤 경영진의 무능과 노조의 잦은 파업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은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국내 타이어 시장에서 용호상박을 이뤘던 한국타이어가 꾸준한 연구개발(R&D)과 효율적인 투자,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시기에 금호타이어는 뒷걸음질 치며 순위에서도 크게 밀렸다. 지난해 국내외 타이어업체들은 1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렸지만 금호타이어는 금융비용과 경영의 비효율성,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손실을 이어갔다.

다행스러운 점은 법정관리 직전까지 가는 과정에서 회사가 만신창이가 됐지만 부활의 불씨를 살릴 저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순위에서 한국타이어를 앞서 있었다.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엮이기 전에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기업이었다. 부채비율은 낮은 편이었고 현금 유동성도 뛰어났다.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상승세를 탔다.
지금은 모두 옛일이 되고 말았지만 한때 국내 최고 타이어 기업이었다는 자존심과 정신은 없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경영진과 노조는 위대한 유산을 되살려야 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타이어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와 결기로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전성기 모습을 되찾는다면 먹튀 걱정은 저절로 사라진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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