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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매경데스크] 가짜뉴스 온상 된 페북·구글

  • 이근우 
  • 입력 : 2018.04.01 17:29:15   수정 :2018.04.01 23: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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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마케도니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5500달러 남짓한 빈국이다.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던 이 나라 청년들에게 미국 대선에서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소문이 2년 전 퍼졌다. `열여덟 살짜리가 미국 대선과 관련한 가짜뉴스 웹사이트로 넉 달간 마케도니아 평균 연봉 4년치인 1만6000달러를 벌었다더라.`

인구 5만명 남짓한 소도시 벨레스에서 가짜뉴스 웹사이트가 100개 넘게 생겨났다. 이들에게 도널드 트럼프냐, 힐러리 클린턴이냐는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사이트를 클릭하도록 해서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광고 수입을 많이 배당받는 게 목적이었다. 가짜뉴스를 잘 공유하지 않는 힐러리 지지층은 돈벌이가 안 됐다. 팩트든 아니든 트럼프와 공화당에 유리한 뉴스를 띄우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좋아요`를 열정적으로 눌러댔다. 버락 오바마를 거짓말쟁이라고 욕하고, 힐러리와 민주당을 혐오하도록 만드는 동영상을 트럼프 진영이 마구 퍼나르면서 이들의 호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오늘날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가 서비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사용자 행동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며 △접속자에게 타깃 광고를 노출한다며 광고주에게 거액을 지불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들은 돈벌이가 된다면 가짜뉴스든 진짜이든 개의치 않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이들을 거대하고(Big) 반경쟁적이며(Anti-competitive) 중독적이고(Addictive) 민주주의 파괴적인(Destructive to Democracy) `매우 나쁜(BAADD)` 기업이라고 비난한 이유다.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도 가짜뉴스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인터넷 댓글 조작과 가짜뉴스가 최근 사회적·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로 부각되자 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포털 업체는 업계 자율로 최근 자사 서비스에 게재된 가짜뉴스를 삭제하고, 또 계정을 차단할 수 있도록 약관 조항을 고치고 있다. 이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다뤄 나갈지는 계속 감시할 일이다.

하지만 더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 동참조차 하지 않는 구글·페이스북 등 외국계 기업이다. SNS 시장의 경우 페이스북(67.8%)과 인스타그램(51.3%)이 이용 순위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시장 잠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가짜뉴스 이슈에 귀를 막고 있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안희정을 한번 검색해보라.

`안희정에게 돌직구 날린 그녀 누군가 했더니…충격`(조회 수 271만회), `안희정 김지은 CCTV 안에서 확인된 놀라운 사실, 바로…`(198만회), `문재인, 안희정을 왜 지금 제거하는가`(60만회)처럼 클릭 유도를 위한 가짜 동영상들이 1000만회 이상 조회된다.

방송사가 오보·과장·허위 뉴스를 방송하면 방송법에 의거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제재를 받는다. 그러나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방송`으로 규정되지 않아 방송법 제재를 받지 않는다. 방통심의위는 유튜브를 통신 서비스로 분류하고 도박·사행성·음란물 심의를 하지만 가짜뉴스 규정은 없어 제재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뉴스 광고의 시작은 약 1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전에는 기자들이 취재해온 정보를 인쇄기로 찍어 만든 신문을 술집 주인이 사서 돌리면 커피숍, 선술집에 모여 함께 읽고 토론했다. 프랑스 시민혁명, 영국 명예혁명 등 정치적 진보는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뉴스를 대중에게 알리는 정보의 민주화, 인쇄기 도입이란 기술 진보를 통해 이뤄졌지만 개인이 뉴스를 사서 보기엔 비쌌다. 그러다 1833년 미국 `뉴욕 선`지가 광고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나왔다. 광고를 보는 대가로 뉴스를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신기술 발달과 뉴스 및 광고를 결합한 서비스 혁신은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미디어 산업을 키웠다.
SNS의 등장은 인터넷 혁신과 함께 국민의 사회 여론 형성과 참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주의 일대 사건이다. 하지만 본말이 전도돼 광고 클릭 수만 많으면 가짜뉴스라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악용되는 상황까지 내버려둬선 안 된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달 30일 M클린 발대식을 열고 `가짜뉴스 없는 인터넷, 함께 즐기는 모바일`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이근우 모바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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