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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세형 칼럼] 美中 경제전쟁의 본질

  • 김세형 
  • 입력 : 2018.03.27 17:20:32   수정 :2018.03.28 1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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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미·중 간 무역전쟁이 힘에 부치는 중국이 꼬리를 내리고 미국도 화해로 돌아 증시가 반등했다. 그러나 이번 무역전쟁은 미·중의 체제 대결이라는 점에서 대공황 때 관세 경쟁(스무트 홀리법 1930년)과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은 중국이 더 크기 전에 꺾어놔야겠다고 생각하고 중국은 과거 서방, 일본에 받은 모욕을 갚아주려 한다.

그래서 일시 주춤해졌다고 해서 항구적인 평화를 되찾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역사에서 2등국이 1등국을 추월할 때 전쟁이 터지고 말았다는 투키디데스 이론의 예외는 미국이 영국을 추월할 때였다. 대략 1910년쯤이다. 그 후 독일이 영국을 추월하려다 1·2차 세계대전의 대참화를 겪은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번 무역전쟁 소동이 왜 발화됐는지 자세히 관찰하면 중국이 작년 10월 19차 당대회를 마치고 2035년까지 경제적으로 1등, 2050년엔 군사적으로 1등을 선언한 이후다. 시진핑 주석이 노골적으로 미국의 지위에 도전장을 내민 게 격발 요인이었다. 앨리슨 그레이엄은 역저 `예정된 전쟁`에서 미·중이 세계 1등 자리를 놓고 필연적인 충돌을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전개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중국이 미국을 넘는 시기는 2030년쯤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같은 영어권 국가가 추월하면 몰라도 아시아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규칙을 정하는 세계에서 우리 자손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리처드 닉슨은 미·중 외교를 트면서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을 키우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었다.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의 수는 대만해협, 북한 이변 사태, 남중국해 자유의 항해 등지를 꼽았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가 2015년 시진핑을 만나 국력은 경제력, 지도자의 용기, 국민의 기백 등 3가지 요소가 가른다는 충고를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시진핑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바이오 제약 분야에서 미국 기술을 능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중국은 미국식 자본주의보다 공산당 1당 체제가 우월하다고 믿는다. 미국은 비로소 착각했음을 알아차렸다.

미국은 GDP 총량에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줄지언정 세계적 표준을 정하는 기술 수준 1위를 내주면 서방이 아시아에 무릎을 꿇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 경주가 미·중 경제전쟁의 본질이다.

이코노미스트지(誌)는 `디지털 슈프리머시(digital supremacy)`라는 지난주 톱기사에서 중국이 미국에서 훔친 기술이 1조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지난 5년간 미국 기업 1166억달러어치를 인수했다.

이를 막을 장치로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를 무기로 내세웠다. 미 의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유일하게 합의를 본 법안이 CFIUS를 강화하는 개정안이며 해외 인수의 심사기간도 30일에서 45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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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알리바바의 마윈이 거느린 핀테크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이 미국의 지불카드 업체 합병 봉쇄를 담당한 것도 CFIUS였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2500억달러를 투자한 데서 첨단기술을 빼앗긴 사례도 후회하며 앞으로는 투자 규제에 나설 방침이다.

현시점에서 미·중 간 첨단기술 실력차는 어느 정도일까. 두 나라의 3000개 이상 상장사와 유니콘 기업 226사 등의 기술력을 비교한 결과 중국은 미국의 42%로 절반이 안 됐다는 보고서가 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3대 분야가 특히 취약했다. 한마디로 기술산업에서 중국은 아직 미국의 적수가 못된다. 중국 수출 중 미국 비중 18.9%, 미국 수출 중 중국 비중 8.4%다. 경제전쟁을 하면 중국이 아직 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국은 1차 무역전쟁에서 항복(?)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전쟁은 끝이 없을 것이다. FT는 한국과 대만이 무역전쟁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꼽았다. 한국의 수출 비중은 중국(24.8%), 미국(12.0%) 등 두 나라가 36.8%나 된다.
대중국 수출품 중 중간재가 약 80%로 중국의 미국 수출이 막히면 한국은 바로 막힌다. 경제전쟁은 한국에 북핵이나 개헌보다 생존에는 더욱 중요한 과제다. 두뇌 영입, 기술 개발이 시급하고 일자리는 서비스업 육성에서 찾아야 한다. 문재인정부의 친노동, 분배 정책으론 어림없다.

[김세형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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