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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로고프 칼럼] 장기 성장에 대한 경제학자와 과학자의 견해

  • 입력 : 2018.03.21 17:45:20   수정 :2018.03.21 18: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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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제전망가들은 `딥마인드`의 자체 학습 능력과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해 왔다. 장기 경제성장 트렌드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같은 비관론은 의심할 여지 없이 최근 몇 달간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상승했음에도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이 같은 공급 측면의 비관론이 맞는다면 미국이 최근 발표한 세제 정책은 투자를 촉진하기보다 물가상승률만 높일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비관론의 핵심은 `장기 성장`과 관련이 있다. 이들의 기본적인 입장은 미국의 경제가 보다 고도화된 만큼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고도성장기는 물론이고,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누렸던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더 이상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과학자들이 경제성장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은 기본 지식의 발전이-실제적 도입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일부 과학자들은 미국의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의 `싱귤래리티(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점)` 개념을 찬양한다. 언젠가 AI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기계들의 기술이 정교해져서 인간의 개입을 거치지 않고도 스스로 다른 기계를 만들어내는 때가 올 것이다. 그리고 이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우리는 인간들이 정신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진행되는 `물질적 성장`의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함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AI를 둘러싼 인간들의 분노는 불평등과 미래 일자리에 국한된다. 하지만 공상과학 소설가들이 오랫동안 우리에게 경고했듯, 기계에서 비롯된 `생명체`의 탄생이 우리에게 끼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은 무서울 정도다.

누가 맞는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장기 전망에 있어서는 과학자나 경제학자 모두 그리 좋은 성과를 낸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인간과 기계가 생존을 놓고 다툴 가능성을 배제한다면, 당장은 향후 5년간 생산성의 급격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는 있다.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이 노동력과 자본(민관 통틀어서) 투입 증가와 더불어 주어진 투입량 대비 산출량을 전보다 늘려주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점을 고려해보자. 지난 10~15년 동안 선진국에서 이 세 가지 요인들은 우울할 정도로 저조했다.

출산율 하락과 이민자 감소로 노동 공급 증가세는 급격히 줄었다. 20세기 후반 들어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가 노동 공급 확대의 주요 원동력이 됐지만 이마저도 현재는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각국 정부가 남녀 간 임금 격차 축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규모도 중국을 제외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폭 축소됐다. 이는 경제성장 동력을 저하시켰다. 생산성 향상 속도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떨어졌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중반 테크 붐 이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크고 긍정적인 영향을 경제 성장에 끼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철도와 전기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기업들이 신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은 더 많은 기업들이 투자하고 새로운 기술을 내놓도록 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기술들은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력 공급 감소에 따른 성장 저하를 상쇄할 수 있다.

핵심은 정책 입안자도, 시장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미래의 경제성장 속도 또한 느릴 것이라는 데 베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이 꼭 좋은 뉴스라는 법은 없다. 만약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시점이 금세 도달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이 맞는다면, 우리는 이 성장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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