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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급 평균 38만원 줄어든다는데…

  • 입력 : 2018.03.14 0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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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3일 국무회의를 열어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300인 이상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기존 근로자들의 월수입이 평균 11.5%, 금액으로는 37만7000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초과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생겨나는 현상이다.
일반 근로자에게 월 38만원은 그 자체로 큰돈이다. 부유층을 제외한 대부분 가정의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규모다. 한국은 아직은 성장하는 경제다. 우리는 매년 조금씩 오르는 월급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 월급이 하루아침에 10% 넘게 깎여나가는 것은 대공황이나 금융위기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법 하나가 바뀌면서 이게 현실이 됐다. 이 법의 영향을 받게 될 근로자 중 근로시간 단축이 임금 감소를 불러온다는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다. 지금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실제 법이 시행돼 명세서에 찍힌 월급이 줄어들었을 때 들 생각은 다를 것이다. 이 법이 근로자 개인에게 미칠 충격은 매월 평균 38만원씩 적게 들어오는 월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국회에 따르면 용역(-22.1%), 한시적(-20.5%), 기간제(-16.5%) 근로자의 월급여 감소율이 높고 감소액도 가장 크다. 저임금 직종일수록 초과 근로로 얻는 수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월 최대 28시간 가능했던 초과·연장 근로가 12시간으로 줄어들 때 이 근로자들이 `저녁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저녁 있는 삶은 시간에 앞서 돈의 문제다. 실제 수입이 줄어들 많은 근로자가 `투잡`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유효노동이 줄어들면 이를 메우기 위해 12만5000~16만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신규 고용 중 상당수는 수입이 줄어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잡` 취업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근로자들이 우리보다 적게 일하는 것은 노동생산성이 따라주고 그만큼 임금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낮은 생산성을 그냥 두고 근로시간부터 줄였다.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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