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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24시

[기자24시] 프랜차이즈 산업과 죄수의 딜레마

  • 이덕주 
  • 입력 : 2018.03.13 17:18:57   수정 :2018.03.13 17: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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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에서 `죄수의 딜레마`란 두 참가자가 협력을 하면 이득을 보는데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을 뜻한다.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관계도 그렇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원가와 마진을 유추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을 추진 중이다. 본사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가맹점주들이 이를 적극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명분으로 인해 `원가 공개`라는 반시장적인 법안 도입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들로부터 불공정하게 가져가는 이익을 제대로 받아내겠다는 가맹점주의 생각이 깔려 있다. 과거 많은 프랜차이즈 본부가 다양한 명목으로 가맹점주로부터 가맹비를 받아내는 것에만 초점을 뒀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커졌고 지금은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이후 가맹점주들의 행동도 멀리 보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손실을 본사가 부담하고, 원가를 공개해 양측 간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시키라는 것이 가맹점주들 주장이다. 본사가 적자를 보든 말든 상관없다는 것처럼 보인다.

오너의 기소로 인해 프랜차이즈 갑질 대명사가 된 미스터피자는 축소되는 피자 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마케팅을 위해서는 가맹점주들과 협력이 필요한데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이런 상황이 가맹점주들에게 좋을지도 모르지만 길게 봤을 때 미스터피자가 경쟁에서 밀릴수록 가맹점주들 손해는 커진다.

프랜차이즈 원가가 공개된다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비(非)프랜차이즈 업체다. 가맹점주 한 명 한 명은 다른 경쟁 프랜차이즈와도 경쟁하지만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그 경쟁자들은 대개 `대기업`이고 이들도 가맹본사의 원가를 들여다보게 된다. 과연 `가맹본사 죽이기`가 가맹점주들에게도 유리한 전략일까. 권리금만 받고 장사를 그만둘 것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브랜드를 걸고 장사를 오래하려고 한다면 `분노`를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따져볼 때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정부정책이 결국 갑과 을 모두를 울게 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해왔다.

[유통경제부 = 이덕주 기자 mrdjle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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